동반대피?동행피난! 반려동물 재난대비의 모든것

우리동생 <반려동물 재난대비 세미나> 후기

by 펫시민


'펫재난관리사'


잦은 자연재해에 노출돼있는 일본에는 이 같은 이름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 있다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이 자격을 갖춘 국내 유일의 펫재난관리사 채미효님이 우리동생과 함께 <반려동물 재난대비 세미나>를 21일 열었다.


과연, 재난 상황에서 우리는 반려동물과 동반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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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 내용 일부를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합니다. 전체 내용은 향후 우리동생 채널을 통해 업로드 될 것이라고 하니 참고하세요. )







생존키트는 나를 생존시켜줄까 - 'NO'

재난대비를 위해 시판되는 생존키트부터 사들이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재난 발생했을 때 이런 제품들을 챙길 확률은 거의 없다. 80%는 자기 몸하나 챙겨 나가기도 힘들다. 이것저것 사는것 보다 반대로 내집 내 방의 공간을 바꾸고, 버리고, 정리하는것이 더 도움된다. 지진시 피해를 가중시킬만한 인테리어를 바꾸고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자. 일본 지진 당시 상황을 보면 집 안이나 부엌과 같은 곳에 적재 돼있는 물건이 지나치게 많아 이것들이 더 위협이 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시작된 미니멀라이프도 지진을 겪은 이후 삶의 양태가 달라지며 생겨난 트렌드로 알려져있다 -펫시민)


*유튜브 링크 the japan earthqu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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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대비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안하다

물론 나라에 반려동물 동반대비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매뉴얼에 의존하려하지말자. 재난대비는 매뉴얼로 하는게 아니다. 또 가방싸는 그때에만 하는것도 아니다. 일상에서 매일 매순간 습관화해야한다. 세상의 어떤 완벽한 매뉴얼이 있어서 여러분 모두를 생존시켜주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중요한 정보는 상식으로 다 알고 있다. 실내에 있을 때는 책상밑으로, 화장실과 같은 견고한 곳으로, 건물안에 있을 때는 건물 바깥의 공터로. 상식으로는 알지만 평소에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연습하는것이 안될 뿐이다.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이 공간에서 만일의 상황이 생겼을 때 난 어디를 통해 어디로 대피하면 되지? 하는 상상을 습관화하는 것, 이것이 내가 실천하는 재난대비다.




포항 대피소에서의 '반려동물동반피난' 문제를 놓고

반려인과 비반려인간 갈등이 많다. 외국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우리나라만 겪는 일은 아니다. 어느 선진국도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대피소를 충분하게 운영해주지 않는다. ('반려동물 출입 금지'한다는 대피소에 눈물로 호소하는 여성(미국) _인사이트 기사) 국가가 충분한 대피시설로써 반려동물 생존을 보장해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과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할까. ("우리 애는 대피소 못가요?"…반려동물 지진대책 요구 잇따라 - ytn 기사)

우리는 반려인 입장이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하려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 비반려인에게도 당연하길 기대해선 안된다. 그들 입장에서는 반려동물과의 동반 대피가 꺼려지는 것이 그들에게 당연하다.

이 사안에서는 반려인이 먼저 비반려인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먼저 하고, 이것이 선행된 이후 그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 돕고 배려하는 가운데 모두의 생존을 모색하는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갈등으로만 치닫는것은 서로에게 도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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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NPO가 반려동물동반 대피 시설을 운영한다고 들었는데

일본 안에만 해도 그런 NPO가 여러곳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의 구조할 수 있는, 그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좁고 제한적이다. NPO가 매우 규모있는 곳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도 선택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고, 국가적인 재난상황에서는 당연히 밀집지역 몇곳을 지정 운영하게 된다. 외곽의 시골 지역? 당연히 이들의 구조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


*NPO peacewindsjapan https://instagram.com/p/BKS8HLmgm0K/




전용 대피소를 기대할 수 없다면, 일반 대피소에서

현실적으로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없는 동반대피는 어떻게 가능한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반려동물 동반을 보장해주는 이상적인 대피소를 기대하지 말자. 법과 제도에 기대려고도 하지 말자. 일본의 가이드라인도 말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이지 법적으로 규정해둔 것은 아니다. 지진이 났고, 여기가 대피소라고 생각해보자. 누군가 깨어있는 분이 주도하여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갈등하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서로 가능한 분리 대피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모으는것이 필요하다. 만일 학교 시설이라고 하면, 교실별로 나누는거다. 그렇게 그 상황에 맞는 그 집단안에서의 규칙을 만드는것이 그 어떤 법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있는 대피소안에서 공존방법을 모색해야한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가능한 분리대피될 수 있도록
현 구성원 내에서 의견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지진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은 본능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나,

도망쳐서 유기되면 어떡하나

반려동물 대부분은 지진이 일어나도 평상시대로 먹고자고 느긋하게 행동한다. 동물들이 지진을 사람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감지하는것은 사실이지만, 기껏해야 몇초 차이다. 동물에 따라 고작 1,2초 전에 반응하는 아이, 20초 전에 반응하는 아이 다르기는 하지만 여러분이 상상하는것 처럼 반려동물을 통해 미리 지진을 감지하고 전날부터 대비하고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반려동물들이 뛰쳐나가고 도망갈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민감한 1,20% 외에는 지진이 일어났어? 할 정도로 짖지도 않고 불안증상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만 안정돼있으면 차분히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갈 수 있다.




반려동물과 동반 대피시 준비물은?

( 리플렛 내용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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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동반 대피상황에서 동물에게 응급상황이 생길 때,

119가 수의 상담을 해줄 수는 없지 않나. 응급상황에서 수의사 도움을 받을 방법이 있을까

사람은 119에 전화해 병원이송되거나 응급상황에 대한 기초 처치를 전화로라도 안내받을 수 있겠지만, 동물은 서비스 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에는 반려동물 구호본부에 수의사가 있어 동물도 콜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개별적으로 동물병원이나 아는 수의사 분을 통해 부탁하는 수 밖에 없겠다. 때문에 반려인 스스로 기본적인 응급처치 방법을 알아두는것도 필요하다.



반려동물 119,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는 있다



* 반려동물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인공호흡 설명 영상

- 반려동물 심폐소생술 https://instagram.com/p/BbwP6RYBKOk/


- 반려동물 인공호흡 https://instagram.com/p/BbwQsaCh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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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대피'가 어렵다면 '동행 피난'

외국에서도 실제로 많은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은 대피소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차 안에서 피난 생활을하게 된다. 그래서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에 시달리게 되는 이들이 많다. 보급품이 닿지 않는것도 있고 장기간 버티기 어렵다. 한계가 있지만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대안이 마땅히 없다.

동행 피난을 염두에 둔다면 평소 반려동물과 함께 낯선 환경을 가보는 것이 도움된다. 캠핑장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행피난'도 어려울 땐 반려동물만 따로 맡길 곳을 찾아야

반려동물을 외부에 맡길 수있는 여건이 된다면, 비록 나는 반려동물과 떨어지게 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방법을 택해야할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평상시에 주변 지인이나 시설 중에 재난상황이 오면 맡길 곳을 지정해서 서로 약속해두는게 좋다. 그리고 반려동물에 관한 프로파일을 평소 제대로 준비해두어야 맡게되는 집이나 동물병원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프로필 작성 워크시트 이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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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비행기 탑승시 나오는 안내방송을 기억하는가. 마스크가 내려왔을 때 옆자리 아이를 먼저 씌우라고 하던가? 아니다. 내가 먼저 쓰도록 안내한다. 위기관리 기본은 옆의 누군가가 아닌 본인이 먼저 생존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위한다고 내가 위험한데 동물을 먼저 구조하는것은 결코 함께 생존하는데 도움되지 않는다. 내가 살아야 함께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반려동물은 주인의 감정에 감응한다. 사람이 슬픈 감정을 느끼고 불안함을 느끼면 동물에게 전이된다. 반려동물들은 지진이 위험한게 아니라 주인이 불안감을 느끼는것에 더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에 악 영향을 받는다. 재난상황에서 반려동물이 안정감을 찾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마인드컨트롤을 할 필요가 있다. 정말 불안하면 배에 힘을 주고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어 심장 부분을 톡톡 두드려보자. 실제로 불안감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지말고 평상시에 많이 상상하고 준비하고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는 차분하게 행동하자. 그것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존하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재난대비 세미나는 채미효님의 경쾌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이 자아내는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강의 자료였던 일본 쓰나미 후 유기동물 구출 영상, 지진발생 후 집앞에 묶여있던 반려견과 한달 뒤에 상봉하는 가족의 모습, 함께 대피할 수 없어 헤어지는 가족, 잠깐 대피하면 될줄 알았는데 한달이나 돌아가지 못해 나중에 돌아간 집에서 싸늘하게 죽어있던 반려묘를 끌어안고 통곡하는 반려가족의 영상들을 함께 보면서 강의실안의 우리는 한마음으로 울었다. 뒷좌석에서 참관하던 기자분 역시 훌쩍이며 노트북을 두드렸다.



잠깐이면 될줄 알았던 긴급대피 후 한달만에 귀가한 집에서
싸늘하게 죽은 반려묘를 끌어안고 통곡하는 이를 보며
우리는 한마음으로 함께 울었다



외출하는 대형견에게 입마개를 씌워야한다는 목소리가 잦아들기도 전에 들이닥친 재난상황. 아직도 포항 일대에서는 여진이 일고 있고, 온라인에서 반려인과 비반려인간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과연 우리는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다행히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어 반려동물을 데리고서 동반 대피를 나올 수 있을까, 동반 대피를 위해 평소에 반려견을 교육하고 생존배낭을 완벽하게 갖춰서 나왔다 한들 함께 있을 대피소를 만날 수 있을까, 받아주는 동반 대피소를 찾는 천운이 있다 한들 보급되는 한덩이의 식량을 강아지와 나눠먹으며 얼마나 연명할 수 있을까, '반려동물을 버려! 그래야 너라도 살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비반려인틈바구니 속에서 나는 끝까지- 반려동물을 동반하고도- 죽지않고- 함께- 생존할 수 있을까.


재난은 그 자체로도 위협적이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는 몇배 더 위협적일게 분명하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건 그 자체로도 무한 책임을 느껴야하는 일이지만,

재난 상황 앞에서 내 생존을 위협하는 무게감을 느끼게 할 것이 분명하다.


가볍디 가벼운 반려동물 한마리를 동반하는 일은 그래서 오늘도 전혀 가볍지가 않다.



ⓒ펫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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