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커피보다는 녹차를 주로 마시고, 녹차가 없으면다양한 차를 우려 마시는 편이다. 중남미 여행을 간다고 하니, 커피를 좋아하는 주변 친구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은 특정 국가의 원두를좋아하고, 이런 맛이 나기도 하고, 그 나라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 등등 커피에 관심이 없던 나는 그저 흘려들었지만, 그래도 이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색다른 걸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현지에서 마시는 커피와 지금까지 마셔봤던 커피의 차이점을 스스로 알아내보는 나만의 도전을 시작했고, 꾸준히 마시고 또 마셔봤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안티구아에 있는 스타벅스는 인테리어로 굉장히 유명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한 번쯤 구경하러 가는 곳인데 구경하러 가는 길에 마시고 왔다. 커피의 향과, 맛 그리고 색까지 최대한 뭔가 다른 점을 찾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과테말라 아티틀란 호수, San Pedro 마을
바다와 같은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도 한 잔
과테말라 파나하첼 Cafe Loco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인 카페에서도 한 잔
코스타리카 알라후엘라 스타벅스
스타벅스를 혼자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코스타리카를 갔는데 주변에 스타벅스 농장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방문해 봤다. 근처에 농장이 있다면 원두가 훨씬 더 신선한 맛이 날까, 향이 더 좋을까?
GEISHA FRESA
그리고 마지막 끝판왕 느낌의 게이샤 커피를 마시기 위해 파나마 현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한 카페에 왔다.
Geisha fresa
중미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커피를 마셔봤지만 큰 차이를 못 느꼈다. 그래서 더 이상 커피를 마시러 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한 친구랑 연락하던 중 파나마라고 하니, 게이샤 커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인이 마셔본 커피 중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맛있었고, 커피에서 과일향이 느껴지고, 달콤하고 신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저 쓴, 까만 물에서 과일향, 달콤한 맛이 난다고 하는데 안 마셔볼 수가 없었어서 알아보는데 저 커피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 한국에서만 비싼 줄 알았는데 현지에서도 상당했다. 8달러쯤 했는데, 거금 만 원을 써서 마셔봤다. 게이샤 커피를 주문하니, 잔을 3개나 주면서 이건 달콤한 맛, 이건 신맛, 이건 무슨 맛 등 설명을 해주길래 컵에 뭔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설명해 주시는 분에게 다시 뭐가 다른 건지 물어보니 싱긋 웃으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만 원짜리 팔면서 설명은 해줘야지.' 생각했지만 설명해 주시는 분도 이해를 못 한 채 떠드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렇게 마셔본 게이샤 커피 또한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중남미 여행을 약 1년 하며 마셨던 커피들
유명한 카페도 찾아가고, 커피의 향과 맛을 음미하고 느껴보려고 했던, 그런 과정도 나름 여행의 재미였다. 관심 없었던 분야인 커피는 여전히 왜 마시는지 의문이지만, 커피에 대한 짤막한 상식 그리고 다양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셔봤다는 경험에 의의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