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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티 Dec 13. 2023

중남미는 커피가 유명하다며?

커알못이 중남미를 여행한다면

커피에 대해 무지한 여행자

과테말라 안티구아의 한 카페

평소에도 커피보다는 녹차를 주로 마시고, 녹차가 없으면 다양한 차를 우려 마시는 편이다. 중남미 여행을 간다고 하니, 커피를 좋아하는 주변 친구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은 특정 국가의 원두를 좋아하고, 이런 맛이 나기도 하고, 그 나라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 등등 커피에 관심이 없던 나는 그저 흘려들었지만, 그래도 이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 다른 걸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현지에서 마시는 커피와 지금까지 마셔봤던 커피의 차이점을 스스로 알아내보는 나만의 도전을 시작했고, 꾸준히 마시고 또 마셔봤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안티구아에 있는 스타벅스는 인테리어로 굉장히 유명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한 번쯤 구경하러 가는 곳인데 구경하러 가는 길에 마시고 왔다. 커피의 향과, 맛 그리고 색까지 최대한 뭔가 다른 점을 찾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과테말라 아티틀란 호수, San Pedro 마을

 바다와 같은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도 한 잔


과테말라 파나하첼 Cafe Loco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인 카페에서도 한 잔


코스타리카 알라후엘라 스타벅스

 스타벅스를 혼자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코스타리카를 갔는데 주변에 스타벅스 농장이 있다고 해서 한 번 방문해 봤다. 근처에 농장이 있다면 원두가 훨씬 더 신선한 맛이 날까, 향이 더 좋을까?


GEISHA FRESA

 그리고 마지막 끝판왕 느낌의 게이샤 커피를 마시기 위해 파나마 현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한 카페에 왔다.


Geisha fresa

 중미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커피를 마셔봤지만 큰 차이를 못 느꼈다. 그래서 더 이상 커피를 마시러 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한 친구랑 연락하던 중 파나마라고 하니, 게이샤 커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인이 마셔본 커피 중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맛있었고, 커피에서 과일향이 느껴지고, 달콤하고 신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그저 쓴, 까만 물에서 과일향, 달콤한 맛이 난다고 하는데 안 마셔볼 수가 없었어서 알아보는데 저 커피 가격이 굉장히 비싸다. 한국에서만 비싼 줄 알았는데 현지에서도 상당했다. 8달러쯤 했는데, 거금 만 원을 써서 마셔봤다. 게이샤 커피를 주문하니, 잔을 3개나 주면서 이건 달콤한 맛, 이건 신맛, 이건 무슨 맛 등 설명을 해주길래 컵에 뭔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설명해 주시는 분에게 다시 뭐가 다른 건지 물어보니 싱긋 웃으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만 원짜리 팔면서 설명은 해줘야지.' 생각했지만 설명해 주시는 분도 이해를 못 한 채 떠드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렇게 마셔본 게이샤 커피 또한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중남미 여행을 약 1년 하며 마셨던 커피들

 유명한 카페도 찾아가고, 커피의 향과 맛을 음미하고 느껴보려고 했던, 그런 과정도 나름 여행의 재미였다. 관심 없었던 분야인 커피는 여전히 왜 마시는지 의문이지만, 커피에 대한 짤막한 상식 그리고 다양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셔봤다는 경험에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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