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태동은 언제부터 느껴지나요?"
"때되면 느껴질 거예요."
짧은 질문과 대답으로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마쳤다.
임신과 출산 관련 커뮤니티에는 입덧이 끝나고 20주가 넘으면 태동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섬세하고 예민한 엄마는 20주 이전에도 느낄 수 있다는데, 어떤 느낌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 엄마는 도통 모르겠다.
아기를 품은 지 22주하고 며칠이 흐른 때였다. 여느 때와 비슷한 아침,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다시 잠에 들지 못해 뒤척였다. 고요하고 적막한 방 안. 그 때 마치 아폴로11호를 탄 우주인이 달에 첫 발을 디딘 듯, 나의 배 표면에 세 번의 발자국 도장을 찍는 것 같았다.
따따-따.
그것이 이 친구의 첫 태동이었다.
그 이후, 체감상 몇 주의 시간이 지났다. 말 그대로 체감상이었다. 첫 태동 이후 놀랄만한 움직임을 느끼지 못했다. '괜찮은걸까?' 속으로 걱정하던 며칠이 지났다. 조용한 아침 시간에 깜짝 목소리를 냈다. '엄마, 나 잘 있어요.'라고 인사하듯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머! 하고 놀란 토끼눈을 하고 남편을 불러 세웠다. 다시 보여달라고 다정히 태명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남편은 호들갑을 떨었다. "엄마를 발로 차"라며 노래를 부르고, 아빠에게도 보여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남편만 오면, 손을 살포시 대면 이내 조용해졌다. 요즘 이 루틴의 반복이다.
매일 뽀롱뽀롱 태동을 느낀다. 아가가 배의 표면을 톡톡 건드리기도, 약한 전기에 감전이 댄 것처럼 찌릿할 때도 있다. 임신 기간 중 입덧, 요통, 위산 역류, 잇몸 문제 등 많은 변화와 불편함이 정말 많다. 두려움과 불안함도 크다.
하지만 기다리는 마음과 둘에게 남은 일상이 소중하다. 태어나면 이 귀여운 꿈틀거림을 더 이상 느낄 수 없어서 아쉽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찌릿찌릿, 뽀롱뽀롱 태동에 놀라지만, 이 친구의 작은 손짓과 발짓을 상상하면 미소가 번진다. 이내 곧 아빠에게도 눈에 보이는 태동을 마음껏 보여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