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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y 박은영


1.

있는 힘껏 돌을 던졌을 때는

네가 이미 떠나고 난 뒤였다


돌을 던지는 것도 사랑인가요?


빙하 위에 생긴 작은 균열

그 틈으로 네 눈이 비친다


너의 사랑은 강하구나


이제 네가 없어도

조금씩 균열이 커지고 있다


나의 사랑은 강하구나



2.

바닥은 더욱 차가워져 가고

시린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울타리를 치는 것도 사랑인가요?


들판 위에 홀로 피는 민들레

철조망 사이로 네 눈이 다시


너는 도망가지 않을 거야


네 눈에 비친 말

아마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


나는 도망가지 않을 거야



3.

너의 눈을 바라보면


서늘한 눈이 내려도

이제는 두렵지 않고


사랑스러운 네 눈빛


나의 눈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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