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항해

by 박은영


세상에 슬픔이 넘치면

작은 나룻배를 만들자


이 배를 타고


슬픔이 넓고 깊어져서

마침내 이어질 때까지


흐르고, 흐르자


내리고 싶다면 말해야 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 너무나 젊고


바닷물이 배 위로 쏟아져도

같이 가라앉는 한이 있어도


진짜를 팔지는 말자고


우리는 가난하고 가난해서

누구도 구원救援할 수 없겠지만


같이 떠다닐 수는 있지

희망과 절망을 싣고서


가끔은 방황하고

때로는 주저앉기도 하며


우리 함께 나아가자

구원久遠한 사랑이 있는


다정한 바다로


keyword
박은영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장인 프로필
구독자 613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