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을 나서니 제법 차가운 공기에 손이 시려졌다.
얼마 전까지도 개들과 훈련을 하면 땀을 한 바가지씩 흘렸는데 벌써 겨울이 오고 있다니...
날씨가 추워지면 가장 큰 걱정거리는 집안 난방이다.
실온이 높아지면 개가 더워 힘들고, 낮아지면 사람이 추워 힘들어지니 중간점을 맞추기가 굉장히 힘들다.
지인 중 한 명은 겨울에도 난방기를 켜지 않는다.
본인 자리에 전기장판을 깔고, 패딩과 두꺼운 수면바지를 입고 잔다.
이 분의 반려 견종은 사모예드다.
사모예드나 허스키 같은 견종뿐만 아니라 이중모를 가진 친구들 역시 집안 온도가 조금만 높아지면 신발장이나 테라스 근처로 몸을 피한다.
마치 사막 속 오아시스를 찾듯 집 안에서 가장 시원한 곳을 향해...
나 역시 겨울에 난방을 거의 외출로 두고 지내며, 출근할 땐 창문을 살짝 열어두기도 한다.
훈련사 직업 특성상 훈련소 개들 케어를 위해 출근을 새벽에 하기 때문에 눈을 뜨면 추위에 몸을 떨 수밖에 없다.
이래서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건가 싶기도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일러 온도를 1도 높였더니 새벽에 헥헥 거리는 소리가 귀 옆에서 들려왔다.
'애비야 덥다. 물 내놔라. 온도 좀 낮춰라.'
다시는 보일러에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