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우야요 Mar 12. 2021

비가 온단다.

오늘 비가 온다고 한다.

어젯밤 늦은 퇴근 후 씻고 누웠다. 비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순간 떠오른 장면이 박물관 공원에 있는 '현양탑'이다.

2014년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광화문 시복시성식 전에 친히 이 현양탑 앞에 오셔서 기도를 하셨다.

그만큼 조선 후기 이 장소는 지난번 언급한 것처럼 서로 생각하는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분들이 처형되었던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 곳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수많은 국내외 순례자들이 지나가면서 기도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대문역이나 시청역에서 박물관을 찾아오면 기찻길을 지나 가장 먼저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현양탑과 마주하게 된다. 주변은 타원형 광장으로 많은 분들이 쉬다 갈 수 있는 새로 조성된 나무들이 점점 크게 자라고 있는 쉼터이다.

박물관이 지어지기 전 이곳 현양탑 분수에서 많은 노숙인들이 몸을 씻기도 하고 잠을 청하던 장소였다. 박물관이 만들어지면서 수많은 직장인들과 가족을 동반한 인근 주민들, 반려견이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노숙인 분들도 그분들을 의식해서 인지 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자리를 피해주기도 하고 배려해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노숙인들과 동네 주민들이 위화 감 없이 조금씩 거리를 좁히는 듯한 느낌은 나만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공원 화장실의 정비는 많은 분들께 청결함을 선물해 주고 있다.

 

현양탑을 지나면 현양탑 뒤로 '뚜께 우물' 있다. 예전 망나니들이 형을 집행하고 나서  묻은 칼을 씻었다는  우물은 평소에 뚜껑을 닫아두었다 하여 뚜께 우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개정蓋井우물이라고 바뀌었고 인근 동네가 개정동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  우물의 위치를 찾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역사를 고증해가며 증명하려 하였다. 만초 전이 복개되면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미나리가 많이 나왔다는 서대문경찰서 주변의 미근동의 우물로 생각한 분들도 계셨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고증과 고증으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많았으나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22년도 <경성도>에서 뚜께 우물 표시를 발견하게 되면서 위치를 여러 가지 과학적인 기법으로 정확하게 찾아  자리에 우물을 다시 만들게 되었다.

https://brunch.co.kr/@pgiung/38


뚜께 우물을 지나 돌아서 가다 보면 '노숙자 예수' 조형물이 있고 잔디밭을 지나 지난번 말했던 '연대기'와 만난다. 공원에는 공원녹지과 분들이 한참 봄 준비를 하고 계신다.

 

현양탑에 비 오는 모습을 그리겠다고 하면서 말이 많아졌다.

비가 오는 모습을 상상해서 그려보았다. 아직 나무들이 꽃봉오리도 만들지 못했는데... 우산 쓴 우리네 모습도 그려본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비가 그치면 사랑의 계절이 오겠지?

핑크 핑크 한 사랑의 계절~

핑크 하늘에 설레임 같은 사랑~ 그림 그리는 내 얼굴에 홍조와 미소가 가득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