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미국 내에서도 제가 살고 있는 주와 도시에서 제공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 후기이며, 테스트와 제가 언급하는 환경은 미국 내의 다른 주, 다른 도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 내 다양한 도시들이 제 글에서 언급된 상황과는 다를 수 있음을 말씀 드립니다. (제 글을 읽고 미국은 이렇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 일기 정도로만 읽어주세요.)
이틀 전 저녁 근무하는 직장의 빌딩 매니지먼트에서 연락이 왔다. 빌딩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으니 각별히 주의하고 방역조치를 했으니 정상적인 업무는 가능하다는 연락이었다. 받은 이메일 내용에는 확진자가 빌딩 내에서 활동했던 룸과 층의 정보만 있었으며 확진자가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 근무를 했고, 동선, 시간, 접촉한 사람 등의 정보는 전혀 없었다. 나 역시 지나가다가 마주쳤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국처럼 확진자 신상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보다 빠르고 안전한 대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수의 안전과 공익을 위한 명분이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저렇게 자세한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가 보다.
다음 날 출근하여 빌딩에 가보니 별다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고, 빌딩 매니지먼트 역시 빌딩을 폐쇄시키거나 해당 층을 폐쇄시키는 등의 강경한 조치는 없었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과는 보다 각별히 주의를 하며 만났고, 마스크를 절대로 벗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을 했는데 살짝 두통이 있었다. 아무래도 확진자가 나왔었다는 소식 탓인지 몸의 작은 변화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서 보통이었다면 가볍게 넘길 두통도 괜히 더 신경이 쓰였다. 조금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아 타이레놀을 먹었고 이내 두통은 나아졌다. 그렇게 오후 레슨 스케줄로 이동하는 도중 가슴에 약간 답답함이 느껴졌다. 통증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가슴 쪽에 답답한 느낌은 처음 받아보는 것이라 신경이 쓰였다. 저녁 늦게까지 모든 스케줄을 마쳤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심해지지도 않았다. 불편하지는 않지만 아무 느낌도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신경이 쓰여서 아내에게 사실을 알리고는 대처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여 아내와 딸아이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곧장 화장실로 가서 손부터 씻었다. 아내는 악기 방에 격리를 할 수 있도록 침구와 물, 체온계, 마스크, 소독제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빠짐없이 준비해놓았으며 보통 아빠 기다린다며 늦게까지 기다리던 딸아이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방에 들어와 아내가 준비해놓은 것을 보니 아내의 걱정과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집에서 다른 곳은 절대 가지 않고 화장실에 잠깐 들러 씻고 체온을 측정해보니 체온은 정상이었다. 36.4도에 기침이나 고열 및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의 일반적인 코로나 증상들은 없었다. 다음 날 만약 가슴의 답답함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무료로 코로나 테스트하는 곳의 정보를 알아놓았다.
다음 날 일어나 출근을 하는데 가슴의 불편함이 남아있었다. 심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다고는 하지 못할 정도였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코로나 테스트를 받기로 결정하고, 미리 알아놓은 사이트에서 예약을 진행했다. 내가 사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무료 코로나 테스트는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했고,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테스트를 받을 수 없다. 온라인으로 예약을 진행하면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 유무, 현재 나타나는 증상, 간단한 개인 신상정보를 입력해야 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접수번호와 안내문이 이메일로 온다.
검사는 Drive Thru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검사 장소는 자주 방문하는 동네 가구점(동네 가구점치고는 크다. 세계적인 브랜드이기도하고. 노란색과 파란색 로고 가구점이다.) 옆 큰 주차장에 있었고 이미 가구점을 방문할 때마다 자주 봐서 익숙한 곳이었다. 도착하면 입구에서 직원이 예약을 했는지 물어보고 2주 안에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이 있었냐고 물어본다. 그리고는 라인을 배정해주고 그 라인으로 가서 대기하면 된다.
(검사장소 사진)
지정받은 라인으로 이동하여 대기하면 앞에 텐트 두 곳이 있다. 첫 번째 텐트에 도착하면 예약번호를 확인한 뒤 테스트 킷을 준다. 테스트 킷은 아직 뜯지 말고 두 번째 텐트로 이동하여 추가 안내를 받고 테스트를 시작하라고 안내를 받았다. 사실 테스트를 받기로 결정했을 때 뉴스에서 보았던 긴 면봉을 코 안쪽으로 쑤실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생각만 해도 코가 따가워지는 기분이었다. 안 그래도 비염과 축농증으로 코 치료받을 때 고통을 많이 받아봐서 더 두려웠다. 그런데 테스트 킷을 받아보니 여기서 진행하는 테스트는 "Curative"라는 방식이었다. 코를 쑤시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받은 테스트 킷)
두 번째 텐트로 가서 테스트 진행에 대한 안내를 받기 시작했다. 안내 직원은 안전을 위해 운전석 창문을 반만 열게 했고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를 했지만 설명하는 동안 불편했는지 마스크를 살짝 내려서 불안함을 주기도 했다. 받은 킷 안에는 포장된 특수 면봉, 특수물질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케이스, 사용 설명서, 화장솜처럼 생긴 것이 들어있다.
(검사 매뉴얼)
검사 20분 전부터 음식물 섭취 금지, 양치 금지 등 사전 안내를 이행했기에 바로 검사를 시작했다.
켁켁켁켁 강하게 기침을 3번 하고 킷 안에 있는 면봉으로 매뉴얼에 나와있는 구강 내의 부분을 터치하여 동봉된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으면 끝이었다. 면봉을 넣고 위아래로 몇 번 흔든 뒤에 내 예약번호가 적힌 봉투에 다시 넣어 비치된 통에 넣고 가면 끝이었다. 검사의 정확도는 89%라고 나와있어서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뢰는 글쎄...
설명서에는 48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를 알려준다고 하는데 현장 직원들의 안내에 따르면 72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 했다. 검사 결과는 이메일 혹은 전화 문자로 통보한다고 했으며 확진인 경우에는 추가로 연락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안내를 받았다.
지금도 다행히 아프거나 코로나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혹시모를 상황을 대비해 하고있는 격리생활로 인하여 불편한 것이 너무나 많다. 내 격리 생활로 아내의 고충은 더욱 늘었다. 집에서 조차 이제는 계속 마스크를 하고 있어야 하고, 아빠와 격리시켜야 하는 딸을 더 세심하게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아내는 더욱 예민해졌다. 내 상황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아내와 딸에게 미안했다. 방안에만 있어야 하는 것도 너무 답답하고, 비록 집에 있지만 내가 바이러스를 옮기거나 남기고 다닐까 봐 행동의 제약까지 있어 집에 있는 것이 결코 편하지 않다.
아 제발 코로나가 아니라는 문자가 빨리 오길... 이번 주에 딸 생일파티도 있고, 날씨 좋아서 야외로 나들이 가기로 했는데 부디 빠른 시일 안으로 좋은 소식이 왔으면 좋겠다. 나들이 가서 딸에게 낚시로 BASS 잡아서 물고기 직접 보여주며 탐구생활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힘든 상황 가운데 계신 분들 모두 무사히 회복하시고 다시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 하기길 기원하고 기도합니다!
3월 중순부터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그리고 내 주변의 상황을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많은 자영업이 어려워졌습니다, 매일 다니는 도로의 식당들을 보면 잘 되던 식당들 중 폐업한 곳이 정말 많습니다. 3월에서 5월 사이 행정명령으로 장사를 못하게 되어 매상은 없게 되었고, 이후 다시 장사를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외출과 외식을 자제하는 상황이다 보니 유지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모든 자영업이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잘 운영되는 사업체가 많지만 코로나로 인해 제가 사는 곳의 많은 자영업 가게들이 문을 닫은 것은 사실입니다.)
낮은 임금을 받던 노동자들은 평소 받는 임금보다 많은 돈을 실업급여로 받게 되어 오히려 직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직원들로 인하여 고용주들은 직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책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일 안 하고 집에 있어도 일하는 것보다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이 힘들게 일하며 덜 받는 선택을 하겠습니까.
제가 사는 주는 아직도 매일 4천 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이것 역시도 정확한 수치라고 믿기는 어렵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사람이 걸리고 죽는 것은 확실합니다. 요즘은 가을로 인해 날씨가 선선하고 좋아 오후 늦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볼 수 없습니다. 마스크는 마트 혹은 특정 건물들을 들어갈 때 쓰고 그 외 야외 활동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통령은 코로나에 걸렸음에도 집으로 돌아와 마스크를 벗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 레슨 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도 대면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확진자 아이들만 집에서 격리를 할 뿐 확진자 아이들과 접촉을 했다 하더라도 검사를 실행한다거나 추가적인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나아지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이제 곧 추워지는 겨울이 오니 상황은 더욱 악화될까 봐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