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추워졌지만 토요일 어젯밤 며칠 만에 밤 산책을 나섰다.
어제 중요한 계약이 있기도 했고, 가족들과 모처럼 뷔페에서 실컷 먹었기 때문에 그대로 누워 잠들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하..
밤 산책길은 성당 방향으로 정했다.
성당에 찾아 간지 제법 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방문했을 땐 이렇게까지 춥지 않았으니 분명 한 달쯤 지난 것 같다.
사실 성당 가는 길은 걷기에는 꽤나 어둡고 스산하다. 하지만 여유로운 주말 밤이라 두려울 것이 없다. 그리고 쌀쌀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적당한 시원한 공기가 된다.
그렇게 약 20분을 걸어 도착한 성당.
거의 자정이 다 된 시간 속 성당은 고요하다.
언제나 그렇듯 경건한 분위기에 압도된다.
그리고 감사 기도를 드린다.
그나저나 보통은 기도만 드리고 돌아갔는데 이번엔 봉헌을 하고 싶었다. 중요한 계약도 무사히 치른 하루였고, 딸아이가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팀으로의 트라이아웃도 잘 통과한 하루였고, 우리 가족 모처럼 뷔페에서 배 터지게(?) 먹은 것 등등. 가만히 돌아 보면 감사할 일 투성이다. 아니 하나하나가 기적같이 느껴질 만큼 소중하고 소중하다. 그리고 내가 원하고 바란 만큼 그리고 소망한 만큼 하늘도 돕고 보살펴 주시는 것을 느낀달까. 그래서 소소하지만 감사의 진심을 담아 봉헌을 했다. (참고로 나는 모태신앙이긴 하지만 헌금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다. 불량 신자..)
봉헌을 하고 나니 눈에 띈 초와 라이터.
이전에 아내나 아이들은 촛불을 놓아 본 적은 있지만 내가 직접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해보고 싶어졌다. 사실 성모 마리아 상 옆에 촛불을 놓은 유례나 이유는 모르지만, 아마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또 한편으론 소망을 바라는 것 아닐까.
나도 같은 마음으로 불을 밝혔다. 그리고 자정 무렵 어두운 밤 속에서 밝게 빛나는 촛불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져 사진 한 장으로 담는다.
아른아른 흔들리는 불꽃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보인다. 촛불 하나하나가 모두의 소중한 감사와 소망이다. 그리고 열심히 타오르며 빛을 발한다.
문득 이 흔들림 자체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명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흔들리며 움직이며 빛이 나는 것이 우리네 삶과 닮아 보인달까.
일요일 오늘도 빛이 날 수 있도록 열심히 바라고 가족과 내 삶의 사랑으로 채우련다.
오늘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니까.
많은 이들에게도 빛을 밝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오늘의 감상 글은 여기까지.
‘2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