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강아지는 언제나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 특히 내 성향에는 고양이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저 좋아할 뿐 키워본 적은 없다.
어릴 적엔 2남 2녀의 비교적 대가족(부모님과 함께 여섯 식구는 어딜 가도 항상 눈에 띄는 다수였다)이었기에 이미 집안은 꽉꽉 차고 북적북적하니, 부모님은 반려동물을 들일 생각이 전혀 네버 없으셨다. 내가 성인이 되고 결혼하고 독립했지만 당시 디자인 회사는 야근은 디폴트고, 2~3일 걸러 밤샘도 많았기에 여전히 반려동물 키울 생각은 전혀 네버 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결혼 1년 만에 갖게 된 축복의 첫째 아이 선물, 4년 후 둘째까지.
돌이켜보면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살 생각의 경제적, 시간적 여유 아니 여지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한 5년 전쯤일까.
본가의 부모님 댁에 어느 날 햐니라는 강아지가 같이 살게 됐다. 원래는 사촌 누나가 키우던 친구인데 결혼을 하게 됐고, 신랑이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아서 본가의 부모님 댁에 잠시 맡겨졌다. (배우자를 위해서 키우던 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를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잠시라는 명목은 말 그대로 잠시뿐, 결국 새로운 환경과 부모님 그리고 같은 건물에 사는 누나의 한 가족이 되었다.
아래 사진은 이번 설 연휴 때 찍은 사진.
햐니라는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생물(?)이 존재할까 신기하게 보인다.
맑고 까만 눈에 비치는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그리고 매일 보는 소중한 가족들 외에 나처럼 가끔 찾아오는 외부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온몸이 털로 뒤덮인 이 친구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인지할까. 자기를 예뻐해 주고 쓰다듬기 바쁜 아이들을 보면 때론 귀찮지 않을까.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할까 등등
나는 소위 24시간 이상 나만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 본 적이 없기에 드는 궁금한 점이 마구 샘솟는다.
그리고 곱씹을수록 항상 신기하다는 생각만 남는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반려견 햐니 덕분에 연세가 많이 드신 부모님은 항상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는 점.
평생에 강아지를 극도로 싫어하셨던 아버지도 햐니와 동거하게 된 이후 그렇게 좋아하신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반려동물은 자식보다 효자, 효녀임이 분명한 것 같다. 하하하
명절 때 만난 부모님 댁의 반려견 햐니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러려면 부모님들도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키우고 서로 함께 함으로써 가치를 만드는 이 땅의 모든 반려인들을 존경합니다.
모두 함께 행복한 주말 시작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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