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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머리유교걸 Oct 04. 2021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쉴 거야

퍼즐 속 하나의 piece가 되고 싶지는 않아서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말에 (전) 팀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노유님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고, 그 회사에서 이번에는 다른 조각이 필요했을 거야.

채용이라는 게 그렇거든. 퍼즐 안에서 한 자리가 비면, 그 자리에 꼭 맞는 조각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아무리 반짝이고 빛나는 조각이 있더라도, 지금 비어있는 자리에 맞는 조각이 아니면

결국 그 선택할 수 없는 거지.

그러니까 내가 어디에 맞는 퍼즐일 지 모르니까,

여기저기 많이 이력서 넣어보고 면접도 보는 게 좋아."


그 당시엔 분명 힘이 되는 말이었다.

저 말을 듣고

"그래,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번에는 내가 맞지 않는 조각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다독였으니까.


이후 두 군데 정도 더 서류에서 광탈한 이후에 나는 더 이상 채용공고를 보지 않고, 이력서를 작성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지 않는다.

나에게 꼭 맞춤형 빈자리 조각이 있기를 찾아 나서는 행위를 그만두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이력서를 제출한 곳은 정말 일하고 싶은 곳이었고,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 회사와 관련한 책은 모조리 구매하여 다 읽었고, 회사 대표의 채용과 인사관리에 대한 마인드, 그 외 다양한 생각을 보며 '아 진짜 꼭 들어가고 싶다!'를 되뇌었다.


그리고 보기 좋게 서류에서 광탈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조금 더 덧붙이기로 한다.)

그들은 나의 서류를 '신중히'검토했다고 했고, '아쉽게도' 나는 불합격했으며 '다음'을 기약하며 '꾸준한'관심을 부탁했다.

'제가 바로 그 회사 맞춤형 조각입니다!'를 서류에 충분히 어필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는 걸 인정한다. (그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지 않은가?)


문학동네에서 진행하는 프리미엄 강연을 들었다. 천문학자 심채경 작가님에게 누군가가 질문했다.

"요즘 과학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요?"

"접니다."

그 순간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그 작가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머 언니..!'


조각이 되려 노력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어딘가에서 "요즘 가장 큰 이슈는 접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주로 "요즘 제일 걱정은 접니다"라고 말하는 입장이다)


그나저나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건 언젠가 생기는 거겠지?

나의 지금 장래희망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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