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아마추어 진화기

어떠한 계절은 미끄러지듯 흘러 들어온다.

바람이 얼었다 녹았다

부풀어 오른 폐 한편에 비릿함이 묻어 나올 때

얼은 땅의 진통이

과하지도 덧나지도 않을 때쯤 저만치 흘러들어오는 봄


몸의 절반을 타고 미세하게 흐르는 전류가

입술에 다다르고

손마디에도 꽃망울이 터지듯 간지러운 통증이 시작되면

모난 구석 하나 없는 뒷모습 앞세워

화려하게 봄을 맞이한다.


어떠한 이름들은 아직도 쓰고

어떠한 다짐들은 아직도 삼키는 중이라

이렇게 화려한 날이 있는 것도

무엇을 담아두는 척 흘려보내기에 좋다.


흘러들어온 봄 위에 있으면

한 뼘 더 수그러들어도

두 뼘 더 떠오르는 상상을 하기에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밝고 검은 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