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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o Aug 16. 2019

호날두의 노쇼, 앤 마리의 굿쇼

대중이 고객인 그들의 상반된 모습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 7월 26일,
대한민국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한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때문이었죠.

K리그 올스타와의 친선경기에 참가한 유벤투스 소속 호날두 선수는 그를 보기 위해 모인 약 6만여 관중과 TV 앞에서 기다린 축구팬들을 뒤로한 채 단 1분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물만 마시고 간 것인가...



현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함성마저 외면하며,  
팬들에 대한 조금의 관심과 애정도 느낄 수 없었던 그 날.

최소 10~20분 정도 출전하기라도 했더라면, 아니 어떤 팬들은 몸 푸는 모습이라도, 그조차도 힘들면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성의라도 보였어야 했다고 분노합니다.

사인회를 취소한 것은 물론이고, 경기장에서까지 팬들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에 모두가 공분하고 있죠.

이런 날강두가......
아, 날강도가 따로 없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퇴장을 줘도 편치 않을 그날의 기억



물론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에게 대한민국이 아주 중요한 시장은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그의 이미지에는 어느 정도 흠집이 남을 수밖에 없겠죠.

이미 단 하루 만에 최소 5천 만의 안티 팬을 양성한 가운데 세계 여러 국가의 매체에서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비판하고 있고, 그의 SNS에도 당분간 그를 비난하는 글들이 차고 넘칠 테니까요.


호날두 선수 인스타그램 캡처 - 정성스러운 댓글의 현장



이틀 뒤 28일, 인천의 한 뮤직 페스티벌에도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예정됐던 공연 일부가 취소된 상황.
우의를 입고 기다리던 팬들은 가수의 요청으로 취소됐다는 주최 측의 설명에 화가 났죠.

하지만 영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Anne-Marie)는 이는 자신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며 SNS에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잠시 뒤,
앤 마리는 팬들을 위해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하죠.


앤 마리 사과 영상 캡처 - 진심이 느껴지는 커뮤니케이션



그녀는 발걸음을 돌렸을 팬들을 위해직접 사비로 묵고 있는 호텔의 공연장을 빌렸습니다.

또한 공연은 무료로 진행했고요,호텔에 오지 못한 팬들을 위해 SNS 라이브로 공연을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누구의 '노쇼'와 비교되는 '굿쇼'였죠.


앤 마리 SNS 라이브 캡처 - 참석하지 못한 팬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선물?



그녀는 공연 도중에도 취소 사태에 대해 미안하다는 인사를 거듭했는데요,

팬들은 자신들을 위해 어떻게든 공연을 마련해준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공연 도중 메시지를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벤트도 준비했고, 그녀는 팬들의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팬들의 충성심은 더 이상 높아질 곳이 없겠죠.

또한 앤 마리를 잘 몰랐던 사람들도 그녀가 어떤 가수인지, 그리고 어떤 노래들이 있는지 찾아보며 새로운 팬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팬들의 감동은 그저 따라올 뿐?



사실 팬 몇 명 줄어든다고 이런 스타들에게 큰 타격이 생기는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비중이 작다고 자신들을 소홀히 대한다고 느끼게 하거나, 상대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는 이미지가 씌어지는 순간, 팬들의 이탈은 점점 가속화될 수밖에 없겠죠.

반대로 어떠한 경우라도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은 더더욱 스타의 곁에 남아있고자 할 텐데요,

비단 팬과 스타와의 관계에 국한된 것만은 아닐지 모릅니다.

우리보다 규모가 아주 작은 곳이라도.
우리와 거래가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도.

어떤 고객에게든,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 고객 누구에게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들도 계속 우리와 함께 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호날두가 아닌 앤 마리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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