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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o Jan 23. 2020

고객이 불만을 채증(?) 하는 시대

#고객 # 고객가치 #IT #마케팅

매년 받고 있는 건강검진에서 가장 비중 있는 검사 중 하나가  바로 위 내시경인데요. 여러분은 수면으로 받으시나요? 비수면으로 받으시나요?


저는 거부감도 줄이고 휴식도 취할 겸 수면 내시경으로 받고 있는데요. 얼마 전 수면내시경과 관련한 뉴스 하나가 찝찝한 기분을 들게 했습니다.

환자가 수면내시경을 받는 동안 녹음기를 켜 뒀더니 의료진이 험담을 했다는 기사였죠.



 

모든 의료진이 그렇진 않겠지만 '수면내시경을 담당하는 의료인이 환자를 세심히 다루지 않는다??'라는 풍문은 저도 한두 번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수면 상태에서 몸을 심하게 뒤척이기도 하고, 아주 만취한 사람처럼 소리를 크게 지르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죠.

어떻게 보면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환자들을 검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마취 중에 있는 환자들을 모두 곱게 달래 가며 검사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수면내시경이 끝나고 몰래 녹음했던 파일을 들은 사람 중에는 자신의 와일드한(?) 리액션을 확인하곤 의료진에게 미안했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그렇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선'이 있어야 하겠죠.





논란은 환자의 녹음 행위에 대한 불법 여부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제삼자가 녹음해서는 안 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의견과 환자도 당사자이고, 환자의 권리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하죠.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논란이 시작된 본질입니다. 녹음의 불법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환자들이 왜 녹음 버튼을 누르는 상황까지 이르렀는지 말이죠. 기사 말미의 내용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바로 환자, 즉 고객의 불신이 위험 수준을 넘었기 때문일 겁니다. 단순한 불만을 넘어 불신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증거를 남겨놔야겠다고 생각했겠죠.

이런 일들은 병원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됐죠. 요즘은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불만족스러운 서비스 과정을 증거로 남겨놓는 고객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진상 고객을 방지하기 위해 고객과의 통화 내역을 녹음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몸담고 있는 IT서비스회사에서도 그렇습니다. 

VOC(Voice Of Customer) 인터뷰를 다니던 중 만난 한 고객은 우리 회사 담당자와 주고받았던 문의 내용을 출력해 왔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과 응대 방식에 대한 분노에 못 이겨 증거(?)를 남겨놨던 것이죠. ‘뭐 이런 것까지 저장해 놓고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오죽 답답하고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라는 마음이 더욱 컸습니다.


이렇게 보니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분들에게는 정말 무서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과 관계없이 애초에 따져볼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죠.

아마도 고객을 대하고 있는 분들 각자가 자신의 고객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데서 비롯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부 몰상식한 고객들도 줄어야겠고요.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증거(?)가 필요 없는 고객관계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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