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치료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아이의 미래를 상상한다
주니 성장기
2026.1.14. 수 / 이대서울병원
돌도 되기 전, 성준이는 몇 차례의 발작을 겪었다.
그 이후 생후 두 살 무렵까지 뇌전증 약을 복용했다.
약은 중단되었지만, 아이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흘렀다.
만 다섯 살이 지나도록 말이 늦어
언어치료가 시작되었고,
유치원에서는 특수교육을 함께 받아보자는 안내를 받았다.
아이의 속도를 어른들이 먼저 알아본 순간이었다.
정기검진을 이어가던 중
성준이는 7번 염색체 장완 11.23 부분 미세중복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갖게 되었다.
서울대병원 고정민 교수 진료로 희귀질환 등록을 했고,
언어장애 진단과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병합해 하루하루를 배웠다.
그러다 지적장애 소견을 받아
심평원 심사를 거쳐 장애 등록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성준이는
2026년, 만 9세가 되었다.
인간의 생존기를 놓고 보면
이제 겨우 9년을 살아온 아이에게
14년의 ‘장애 시간’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이후의 시간은
‘보통의 청소년’을 만들어가는 시기라 믿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을 잘 살면 된다.
스무 살의 성준이는
정상적인 청년으로 취업하고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나는 오늘도 그 미래를 상상하며 버틴다.
당시 을지병원 에서 진료를 맡았던
이차곤 교수님은
2025년 이대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계속 보자”는 말을 남겼다.
여름에 진료를 보려 했지만
일에 쫓기고, 병원이 멀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두었다.
그러다 문득
4학년이 되기 전에는
의사를 꼭 다시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학을 이용해
이대서울병원 진료를 다녀왔다.
병원은 늘 그렇듯
조용히 아이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고,
나는 그 기록 사이에서
성준이가 여기까지 잘 살아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글은
진단의 기록이 아니라
한 아이의 생존기다.
그리고 엄마인 나의
오늘을 견디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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