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놓치면 그 대학 손해야
면접에 도움 되는 소소한 방법
"너 놓치면 그 대학 손해야."
모의 면접을 연습하던 A가 답변 방향성을 의논하던 중에 서럽게 울었다. A는 이화여대 간호학과 학교장 추천전형에서 서류 1단계를 통과하고 2단계 면접을 위해 지도를 받으러 왔다. 사전에 생기부를 넘겨받아 면접 예상 질문을 만들면서 학교 생활을 성실하고 진지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학생이라 답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답변이 기대보다 밋밋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답을 해서 피드백을 주기 시작하던 찰나 울었다. 작은 어깨가 애처로워 시간을 좀 주고 힘드냐고 물었다.
A는 고1 때부터 최선을 다했는데 막상 면접을 보려 하니 무슨 활동을 어떻게 연결해서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멍청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먼저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노력한 부분을 확실하고 진지하게 칭찬했다. 그 후 큰 그림을 그려주고 답변에 적합한 작은 그림을 그리게 했다.
면접은 의사소통이다. 상대와 이야기를 잘 풀어가려면 서로 대등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 많은 활동을 했어도 쫄면 뭐든 생각이 안 나기 마련이다. 특히 잘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다 보니 면접이 의사소통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일방통행식 답변만 한다. 면접관 질문에 매력적인 답을 하려면 여유가 좀 있어야 하고 자신감이 필요하다. 자신감은 학교 활동에 의미를 스스로 알아야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중언부언하거나 자신의 강점을 내놓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A에게 여러 활동들이 가지는 의미를 구체화시켜 몇 가지를 말해주었다. 특히 '배려심'이 깊은 리더십을 많이 칭찬하고 생기부 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A만의 특징을 알려주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 말에 아이는 조금 전보다 안정된 눈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실 면접을 도와주는 다양한 사설 학원, 업체가 있고 인공지능도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학생을 봐온 어른이 안정감을 주면서 면접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 물론 비용도 절약된다. 현장에서 학생들 면접을 도와주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A처럼 면접 보기 전 우는 애들이 많다. 한건 많은데 어디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자기 이해가 안 된 경우가 많다. 형광펜을 짚어 들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열심히 했던 활동을 찾게 하자. 앞서도 말했지만 스스로 납득이 되어야 자신 있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다음은 면접 지도할 때 소소하게 쓰는 방법이다.
1.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생기부 전체에 대한 고민과 숙고가 필요하다. 생기부 기반 인적성면접의 경우 자기소개와 학업계획을 많이 물어본다.
2. 해당대학교 기출문제를 보며 예상문제를 만들고 답변을 적게 한다. 혼자 볼 수 없는 것을 짚어주고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3. 학교 활동 중 전공과 관련하여 심화된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단서와 고리를 찾는다. 예를 들면 심화된 독서나 전공 활동 동아리 보고서 등이 있다.
4. 심화된 내용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추가로 해볼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걸 도와준다. 대학 입학 후 학업계획과 포부를 말할 때 유용하다.
5. 리더십은 자신만의 리더십을 고민하라. 생기부에서 볼 수 없는 자신만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장서서 나서는 것만이 리더는 아니다. 그 아이 성격적 성향에 맞는 리더십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면접 지도는 사랑보다는 객관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감을 위해서는 애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너처럼 좋은 인재 놓치면 그 대학만 손해야'
보통 이 말에 아이들은 피식 웃거나 황당해 하지만 긴장은 한 풀 꺾이는 것 같다. 더불어 면접을 볼 때 주도권을 자기 자신에게로 가져올 수도 있다. 면접은 어쩌면 기세이지 않을까. 난 적어도 학교에서 내 답을 찾아 노력했다는 떳떳한 기운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