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 5번 창구에서 여권을 이리저리 보더니 2번 창구로 보내졌다. 2번 창구에서 요리조리 보더니 여권을 다시 건네주면서 저 건너 뒤쪽에 있는 1번 오피스로 가란다. 1번 오피스에서 유심히 보더니 여권에 도장은 찍었는데 이제는 2번 오피스로 가보란다. 2번 오피스의 아저씨가 누군가와 전화를 하면서 한참을 뜸을 들이고서야 내보내 주었다.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나 쫌 떨렸다.
공항을 나서서 우버를 잡는데 pay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본인 핸드폰을 들이밀면서 자기 우버를 누르면 된다고 따라오라는 아저씨를 쫓아 차에 탔다. 우버앱은 꺼버리고 그냥 카드로 결제를 하면 된단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저기 드라이브쓰루 ATM기가 있으니 거기 들러서 택시비를 현금으로 뽑아달란다. 자기는 파키스탄사람이고 한 달에 한 번 우버에서 정산을 해주는 데 정산날까지 8일이 남아서 현금이 필요하단다. 지갑에 현금을 뒤져보니 다행히 있길래 현금으로 주기로 하고 앉아 있는데 도로가 이상하다. 공항에서 호텔 가는 길이 아니라 더 내륙 쪽 길을 달이고 있다. 요금은 이미 출발할 때 우버앱에 떠 있던 금액으로 정하고 출발했으니까 미터기 때문에 일부러 돌아갈 이유가 없는데... 네비는 왜 꺼져있지? 나 어디 끌려가는 건가? 납치인가? 남편한테 보이스톡을 걸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바로 아저씨가 핸드폰을 터치해 네비를 켜고는 오른쪽으로 막 손짓을 하면서 호텔방향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메인도로는 통행요금에 있어서 안쪽 도로로 온 게 아닌가 싶다.
이제 체크인 차례. 직원 언니가 뭐라 뭐라 설명을 해주는데 반쯤 알아들은 것 같다. 방이 준비가 안 돼있어서 키는 1시간 뒤에 준다길래 호텔과 연결된 쇼핑몰로 향했다. 방금 결제된 금액 문자를 보니 ‘이건 내가 예약한 금액이 아닌데?’ 게다가 일주일 전에 요금의 1/3 정도가 이미 결제되었던데 전체 금액보다도 더 많이 결제됐다. 디파짓이 있다고 해도 너무 큰 거 아닌가? 이따 확인해 봐야지. 거참 신경 쓰이네…
키를 받고 “May I ask how much the deposit is?”라고 물었다. 일주일 전 받은 결제문자도 보여줬다.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키를 받아 드디어! 마침내 호텔방에 들어와서야 긴장이 풀렸다.
도착하자마자 직면한 이 문제들이 만약 가족여행이었다면 남편 몫의 일들이었을 것이다. 나는 뒤에서 애들이랑 기다리면 해결되어 있을 문제들.
남편이 여행 중에 종종 지쳐있는 이유를 이렇게 공감하게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