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기초 코스 Day2 | 마보
놀랍게도 우리는 굳이 의식하지 않을 때에도 언제 어디서나 숨을 들이마시며 내쉬고 있다. 그래서 호흡은 명상하기에 가장 간단한 도구이자 대상이다. 그야말로 명상에서 실현되는 미니멀리즘인 것이다. 호흡이 끊기지 않는 이상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지 명상을 할 수 있다. 물론 호흡이 끊기는 그 순간부터는 더 이상 명상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에게 있어서 그 순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일 가능성이 크다. 그 순간만큼 숨을 조금이라도 더 쉬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게 들 때가 있을까? 그러나 그 욕구에 부응할 정도로 영원한 삶을 사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만큼 호흡은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너무나 귀중한 은총이기도 하다.
그토록 귀중한 호흡을 온몸으로 느끼며 명상에 몰입한다. 그러면 그 순간은 가장 당연하게 느껴진 것이 가장 귀중한 은총으로 바뀌는 기적의 순간이 된다. 마치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처럼 말이다. 그런 순간은 언제 찾아올까?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 순간이 은총이라는 것이다. 그저 찬찬히 호흡에 집중하면서 내 자신을 비워내며 기다릴 뿐이다. 몰입의 귀중한 은총은 예상치 못한 순간 도둑처럼 찾아올 뿐이다. 그리고 그 순간에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은 불현듯 달라진다. 이전에는 중요하다고 여긴 것들이 별 볼 일 없게 여겨지고, 별 볼 일 없던 것들이 한껏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것이 명상이다. 그저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것은 명상의 본래 목적이 아니다. 명상을 제대로 했다면 한없이 하찮아보이던 것들에서도 성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