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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록 Dec 12. 2020

불면의 밤을 보내는 방법

프로 불면러(?)의 밤잠 설치기

내가 숙면을 취하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 잠자리에 대한 조건도 까다로울뿐더러, 잠이 들기까지의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고, 잠이 들었나 싶다가도 작은 소리에 깨기 일쑤다. 수면유도를 도와준다는 ASMR을 듣거나, 몸에 온기를 더해준다는 차를 마셔봐도 크게 효과는 없었다. 내 나름대로의 결론으로는 내가 불면에 시달리는 가장 큰 까닭은 '너무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업무에 시달리는 낮시간에는 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왜 잠이 들 시간이 되면 하나씩 떠오르는 걸까. 대부분은 과거에 내가 했던 후회되는 행동들에 대한 잊고 싶은 기억들이나, 정말 쓸데없는 나만의 공상인 경우가 많다. '이제 그만 생각하고 자야 해'라는 생각을 하고 잠을 청해봐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 떠오르는 생각들을 멈출 수가 없다. 


물론 매일같이 불면증에 시달리지는 않지만, 간혹 생각이 너무 많은 날이라던지, 자다가 깬 후에 다시 잠을 청하기가 어려운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차라리 그냥 다시 일어나서 무언가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요즘 같이 꾸준히 글을 쓰는 때에는 쓰던 글들을 다시 불러와서 마무리한다던지,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해놓는 것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다음 날에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아 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마냥 잠을 들지 못하면서 시간만 보내는 것보다는 결과물이 나오니, 그나마 피곤함에 대한 보상이라도 되는 느낌이 든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의 실타래가 조금이나마 풀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사실 최근 일주일간에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이 많았기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내 경우엔 생각을 활자로 치환하는 작업은 오히려 밤잠 설치는 날에 더 쉽게 되는 편이다. 아마도 불면의 밤을 보내는 방법 중에 나에겐 가장 효율적인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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