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을 극복하는 방법
나는 누구보다 깊이 잠수하고 잠식할 수 있는 친구를 알고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내면의 우울이라는 친구다. 그 친구가 어느날 한 없이 밑바닥으로 잠식할 때면, 나는 이제는 그만 죽고싶다는 생각을 결국은 하게 되어 있었다.
우울이라는 친구는 이상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싫은데, 뭔가 없으면 안될 것 같고, 뭔가 그냥 약간 불편은 한데 밉지만은 않은 따돌림 당하는 친구 같았다. 우울이라는 녀석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나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았다.
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이성이라는 친구가 찾아왔다. 우울이라는 친구가 이제 조금은 지겨워질때쯤, 이성이 나의 세계의 문을 두드렸다. 이성이라는 친구는 우울과는 달랐다. 이성은 정신이 맑고 씩씩하고 현명했다.
이성이라는 친구는 내가 중학교 때처럼 또 같은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며, 우울이라는 친구의 손을 잡고 나를 물 바깥으로 꺼내주려 애썼다. 처음부터 물 바깥으로 가기는 어려웠지만 이성이라는 친구를 만난 그 후로부터 나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한 번 힘껏 울고 난 다음에는 그 이상 더 눈물이 날 것 같으면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누군가와 힘든 이별을 겪고 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없이 슬퍼하기 이전에 나를 먼저 지키려 애썼다. 어떤 이는 한없이 슬퍼하고 그 슬픔이 저절로 없어질 때까지 슬퍼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조울이라는 병이 있는 나에게는 사전 기분 컨트롤은 필수 였기 때문에 그 방법은 다소 어려웠다. 한없이 슬퍼하게 되면 정말 슬픔이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x와 헤어진 데는 분명 이유가 있기 때문에, 정이 떨어지면 칼 같은 성격을 지닌 나는 금세 전 연인을 잊을 수 있었다.
우울은 어쩌면 중독 같은 것 같다.
우울을 한 번 겪고 나면 더 큰 우울이 필요할 때가 있다. 왠지 나는 이 세상에서 더 벌을 받아야할 것 같은 기분.
그 죄명에서 탈출하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나를 그때 구해준 것이 실질적으로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울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다름이 아닌 책과 음악이었다.
(나는 그것을 편의상 이 글에서 ‘이성’이라고 부르겠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책 속에는 나를 필요할 때만 찾는 친구가 아닌, 나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주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다. 그 책은 니체나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의 책이기도 했으며, 어느 때는 힐링 에세이이기도 했다가 또 어느 때는 성공한 어느 사업가의 이야기 이기도 했다.
음악은 주로 여러가지 음악을 듣곤 했는데, 달리기와 같은 격한 운동을 할 때에는 아이돌의 노동요가 힘이 되어주었고 비가 올 때는 잔잔한 재즈를, 동심을 찾고 싶은 날에는 추억의 애니메이션 노래를 듣기도 했다.
요즘은 수면 ASMR이나 해리포터 ASMR 같은 것도 굉장히 잘 나오는 시대라, 그런 것을 들으며 행복해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견해와 경험으로는 치료약을 제외하고서는, 그런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며 내 오래된 감정을 배설하는 것만큼 좋은 우울증 치료제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만약 내 주변에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힘들어하는 이가 있다면 글쓰기와 독서, 음악을 치료제로 권해주고 싶다.
그렇게 나처럼 당신의 우울도 조금은 나아지기를..
당신의 밤이 어제보다 고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