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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픽 Apr 05. 2018

당신은 개를 기를 자격이 있는가

비블리아에 소개된 《인간은 개를 모른다》

출판 전문 잡지 「비블리아」에 《인간은 개를 모른다》가 소개됐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서구권 국가들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초호화 호텔, 납골당 등 동물 복지 서비스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면에는 늙고 병들고 못 생겼다는 이유로 버림 받은 채 길거리를 배회하는 쓸쓸한 반려동물들이 있습니다. 

가끔씩 뉴스에서 유기견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도대체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나 그 폭력성과 잔혹성에 회의를 느끼기도 합니다.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의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는 책 제목처럼 과연 나는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있나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개나 고양이 혹은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지금 곁에 있는 나의 '친구'가 진정 행복해하고 있는지 한 번만 돌아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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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책] '인간적'이라는 말 (「비블리아」 Vol.40, 2018.4, 69p)

'나 홀로' 시대다. 1인 가구의 확연한 증가 추세가 계속되면서 사회 전반의 문화가 변하고 있다. 1인을 위한 밥집과 술집, 여행 상품이 급증했고, 1인 가구 임대주택에 미니멀리즘 인테리어 소품 등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더불어 급격하게 수치가 오른 것은 반려동물 인구. 과거 대가족 단위에서 점차 1인 가구로 단위가 바뀌면서, 그로부터 생긴 공백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넘치는 따뜻함'을 안겨주는 존재가 바로 반려동물이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반려동물 인구와 비례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이 유기견의 수라는 것.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는 만큼 유기동물 문제는 더욱 큰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키우는 동물 덕에 외로움을 잊었던 사람들은 본인의 업무 과중 때문에, 이웃과의 마찰 때문에, 학업이 바쁘기 때문에, 처음 데려왔을 때와 달리 너무 커진 동물이 더 이상 작고 귀엽지 않기 때문에 '반려'라 하는 동물을 어딘가에 버린다. 

버림받은 동물의 운명은 기구하다. 주인을 끊임없이 다시 찾아갔다가 문전박대 당하기도 하고, 한없이 길을 헤매기도 한다. 때때로 그렇게 길을 헤매던 유기동물의 로드킬을 목격하기도 한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말하자면 '운 좋은' 유기동물들은 보호소에 가 머물 기회가 생긴다. 입양을 기다리는 딱한 신세가 되어. 그러나 한 보호소에서 수십 마리 내지는 백여 마리의 유기동물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마저도 찾는 이가 없으면 안락사 당하게 된다.  

사는 게 바쁜 1인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이 과정에 대한 무게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이 물론이다. 외로움, 혹은 당장의 소유욕만으로 한 생명을 길러낼 수도, 함께 할 수도 없다. 평소 저도 모르게 자주 사용하게 되는 말, 몹시 익숙한 말. '인간적'이라는 말의 이면에서 폭력성이 느껴지는 순간, 이 책을 펼쳐보자. 도덕, 공존, 혹은 평등에 이르기까지 그 어딘가의 의미로 말은 다시 해석될 것이다. 

"못생긴 개, 아픈 개, 장애가 있는 개, 지능 발달이 늦은 개, 수줍음이 많은 개, 뚱뚱한 개 - 이런 개들은 입양될 가능성이 없다. (중략) 보기 싫은 행동을 자주 하는 개도 자격 미달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개 한 마리를 입양하는 문제는 개들 자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인간들의 편견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 - 《인간은 개를 모른다》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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