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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픽 May 25. 2018

'또라이' 트럼프는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을까

[신간예고] 진보정치의 한계와 대안을 제시한《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 》

지금 한반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4.27 판문점 선언'으로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는 상황입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6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개최될 예정이었기에 벌써 통일이 된 것마냥 다들 기뻐했더랬죠.

그런데 어젯밤, 미국에서 날아온 속보는 모두에게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선언한 것인데요, 회담 준비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도 큰 상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낸 서한 - 출처: 트럼프 트위터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로 '또라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죠. 그렇기에 누구도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그런 그가 민주당의 힐러리를 꺾고 권좌에 오르자 충격에 빠진 건 미국 국민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가 놀랐던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또라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요? 

트럼프 당선 직후인 2016년 11월, 세계적인 정치철학자 마크 릴라(Mark Lilla)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정체성 정치의 종말'이라는 칼럼을 통해 '왜 힐러리가 트럼프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가' 패인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당시 마크 릴라는 미국 진보 정당이 성소수자(LGBT), 페미니즘, 인종주의 등 소수 의제와 운동성 정치에만 집중하는 '정체성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정체성 정치의 틀 안에만 갇혀있을 뿐, 국가적 수준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진보의 전통적 무기였던 '연대, 공동체, 공적 의무'마저 무력화됐다고 비판합니다. 반면 국가적 비전을 제시한 공화당은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마크 릴라는 진보의 승리를 위해서는 정체성 정치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 소수의 목소리를 외면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에드워드 케네디 前 미국 상원의원의 말은 마크 릴라가 주장하는 '진보가 나아가야 할 길'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노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과 노동당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여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과 여성들의 정당도 다르다. 우리는 소수 정당이 되지 않으면서도 소수자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일 수 있으며 그런 정당이어야 한다. 우리는 우선 시민이다. - 에드워드 케네디 (前 미국 상원의원)


오는 6월 초, 마크 릴라의 칼럼을 책으로 엮은 《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가 필로소픽에서 출간됩니다. 


《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 책 표지 


마침 오는 6월 13일은 전국지방선거가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다양한 정당들이 자신들만의 정치적 비전과 어젠다를 제시하며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데요, 과연 그들이 제시하는 비전과 어젠다가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해 골몰하는 정치인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마크 릴라의 이 책 역시 2016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패배라는 현실 정치의 실패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뛰어난 정치적 성찰이라고 할 수 있다. (…중략…) 2016년 대선 패배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미국 민주당과 진보주의자들에게 마크 릴라의 이 책은 위기 극복을 위한 처방전이자 미국 정치에 대한 미래 비전 제시서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유창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연설팀장·이낙연 국무총리실 소통메시지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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