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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픽 Dec 27. 2018

문재인 지지율 하락, 그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진보 진영이 반드시 되새겨야 할 메시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45% 아래로 급격히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지율 하락에는 정부 출범 당시 콘크리트 지지층이었던 20대 남성들의 이탈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재 2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반문(反文)' 정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20대 남성들의 지지 철회에는 군대·일자리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20대 남성들이 가장 큰 상실감을 느끼는 부분은 '젠더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정부의 수수방관적 태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성혐오적 페미니즘의 발호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집권여당이 친(親) 페미니즘 정책을 고수하면서 20대 남성들로부터 외면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한 해,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페미니즘의 광풍은 강력한 '태풍'과도 같았다. 서점가에는 페미니즘 서적들이 줄기차게 쏟아져 나왔으며 이 바람을 타고 '워마드', '메갈'과 같은 극단적 여성우월주의자들이 나타나 남녀갈등을 부추겼다. 

이들은 한국 남성을 '한남충'이라 부르며 '재기하라'고 외쳤다. '재기해'라는 구호는 2013년 서울 마포대교에 투신해 숨진 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을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녀갈등을 조장했던 혜화역 시위에서는 "문재인 재기해"라며 문 대통령에게 투신자살할 것을 종용하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마저 벌어졌다.

졸지에 '잠재적 성범죄자'로 전락해버린 한국 남성들은 크나큰 상실감과 절망감에 휩싸였으나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한국의 진보진영은 젠더 갈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는커녕 오히려 방관했다.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20대 남성들은 축구도 봐야 하고 롤(LOL)도 해야 하는데 여성들은 공부를 하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가벼운 농담거리로 언급한 현상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진보진영의 수준을 보여준다. 


일찍이 미국의 저명한 정치철학자 마크 릴라(Mark Lilla)는 이러한 정체성 정치의 최후를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를 통해 진보 세력이 페미니즘, 성소수자(LGBT), 인종주의 등 소수+운동성 의제에만 집중하는 정체성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진보 정치는 반드시 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모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기초로 삼아 
우리의 공통 미래에 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특정 이념 세력의 정체성을 대변하기에 급급해 국가적 수준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었다는 게 마크 릴라의 메시지다.


마크 릴라는 진보정치가 전진하기 위해서는 진보의 전통적 가치(연대·공동체·공적 의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정 세력의 정체성보다는 다수 대중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공통의 비전 제시와 설득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워마드와 같은 남성혐오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각종 남성혐오 현상으로 인해 남성들 사이에서도 페미니즘과 그를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하는 진보 정당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날의 극단적 페미니즘이 '남녀분리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정체성 정치가 진보 정치의 실패를 불러왔다는 마크 릴라의 진단은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진보 진영이 되새겨봐야 할 뼈아픈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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