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해 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타인이 있어
섭섭할 때가 있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만이 아니라
나는 잘해 줬는데 그 사람은 오히려 나에게
잘 못 해 준다든가,
서운하게 한다든가,
그런 일 전혀 없었던 듯
쌩까는 경우들도 해당된다.
'은혜도 모르는 사람 같으니라고'
'사람이 참 배은망덕하다'
'잘해 주면 뭣 하나, 저렇게 모르는 척한다면'
실망스러운 상황이 맞고,
서운한 게 당연하다.
나로서는
그냥 그럴려니 하거나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필요할 때는 정당하게
내가 억울한 것, 서운한 것,
받아야 할 것을 이야기해야
할 때도 있다.
다만,
그럴 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실은 나도 누군가 남에겐 그럴 수 있다는 것.
나도 누군가에게
뭔가 신세를 지거나,
호의와 좋은 걸 받았거나,
친절과 배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미처 기억하거나 따로 유념하지 않고
그 사람에게 무심하게 했거나
서운하게 했거나
혹은 심지어 반대로 갚았을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을 내가 의도적으로 했거나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상당 부분은 무심결에 했었을 수 있다는 것.
왜냐하면 인간은
많은 경우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서로 주고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다만 이것을 기억하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