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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Nov 18. 2016

무기력은 자연스러운 의식의 휴식 상태

- 무기력은, 당연히 항존하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의식의 잠과 같은. 


무기력은 잘못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아니다. 

무기력은 죄악도 아니다. 

무기력은, 존재의 자연스러운 본래 상태이다. 

어쩌면 의식의 휴식 상태이기도 한. 


무기력은, 힘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거대하고 무한한 힘을 품고 있는 상태이다. 마치 표면의 자잘한 파도들 아래에 무한한 바다가 존재하듯이. 파도 아래 바다는 고요하디 고요하지만 활기찬 파도는 그 고요함 위에서 생겨난다. 자고 나면 저절로 움직이듯이, 무기력의 시간을 편히 지나고 나면 의식은 다시 저절로 움직인다.


무기력의 본래 명칭은 '모든 힘을 발동시키는 거대한 배경'인 것이다. 항상 우리에게 바다처럼 존재하고 있는. 무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현 문명이 가진 그에 대해 가진 부정적 판단들이 문제이다. 


무기력 상태에 있거나 그런 기분, 느낌이 있다고 조급해하거나, 걱정하거나, 불안해하는 것. 나의 무기력만이 아니라 타인의 무기력에 대해서도 가지게 되는 여러 부정적 느낌과 감정들. 오히려 이러한 것들이 부가적인 문제들을 만들어 낸다. 마치 잠을 자려 누웠지만 잠 못 듦에 걱정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처럼.


무기력이라는 의식의 휴식 시간에, 내부의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영역에서는 새로운 창조와 창의와 활동을 위한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축적되고 있는 것이다. 잠잘 때, 잠에 대한 불필요한 생각 없이 푹 잠을 자듯이 무기력의 시간에도 그러면 된다. 마음에서 저절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으므로, 그 상태 그대로 잘 쉬면 된다. 무기력의 시간은 본래 그런 시간이다.


물론 뭔가를 해야 할 때 하지 않는 게으름의 결과로 일어날 여러 곤란한 일들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각자의 자기 책임이다. 그 불필요한 과보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미리 예상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힘과 지혜를 스스로 키워야 한다. 자신을 위해서. 


그와 별도로 무기력 자체에 대해 가진 집단적, 개인적 여러 부정적 고정관념을 이제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잠을 잔다고 걱정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죄책감을 가지지 않듯이. 적정한 무기력 혹은 무기력감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휴식의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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