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람 이야기 #3.
지난 게시물에서 소개한 ‘다시, 책으로’란 책을 읽고 어린이를 위한 책 읽기 활동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첫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잡았습니다. 중. 고등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점,부모들도 학업 외 다양한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인 점,무엇보다 읽기에 큰 문제가 없는 연령대의 아이들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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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령대 아이들의 특성은 잘 몰라서 초등학교 교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이 외부 프로젝트를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교대생들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주어서 그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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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명의 지인들에게 ‘아는 교대생 있어요?’를 물었는데, 찾는 게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물어물어, 그중 한 사람의 세 다리를 건너 프로젝트를 함께 할 한 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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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난 적은 없고 매주 한 번씩 지금까지 4번의 랜선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아직 큰 갈등은 없는 것 같고, 꽤 괜찮은 팀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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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과 인터뷰도 한 번 가졌는데 확실히 실제 그 대상 그리고 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과 대화를 해보니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이 과정에서 배운 몇 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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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들은 책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만든 책 읽는 환경을 싫어한다.
(이 내용은 세모람 이야기 #1. 에서 좀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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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도 여러 교육회사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책 읽기 교육은 많았는데요. 대부분 1)필독서 위주, 2)독후활동을 강조하고 있었고 저 역시 이런 방식의 활동을 구상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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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팀원이 계속해서 ‘이런 방식은 애들이 싫어할텐데..’ 라고 말하더라고요. 초등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들도 책이 도움을 주는건 알지만 책 읽을 때마다 숙제가 생기고 특정 책을 정해주는 것을 생각보다 더 싫어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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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확인한 후 방향을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애들이 싫어하고 다른 데서 잘하는 걸 또 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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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만들기도 쉽고, 참여하기도 쉽고
처음엔 인강 형식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하는 걱정이 ‘영상은 누가, 어떻게 만들지?’였습니다. 워낙 영상을 잘 다루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도 그런 퀄리티를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었습니다. 누구랑 같이 해야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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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을 고민하던 중 얼마 전 지인이 소개해준 서비스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이름은 ‘패러데이’ 인데요. 언어 학습, 컴퓨터 프로그램 학습 등을 목표에 따라 간단한 미션을 매일 수행/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하루라도 미션 수행을 못하면 커뮤니티에서 방출당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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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살펴보다가 이런 방식이 우리가 만들기도 비교적 쉽고, 참여하기도 부담스럽지 않겠다고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영상을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도 사라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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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엄마, 아빠랑 같이 책 읽는 게 가장 좋은 거 아니야?
어린이를 위한 책 읽기 교육이란 게 2단계 정도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흥미’, 두 번째는 ‘지적 성장’. 현재 독서교육의 문제는 ‘흥미’단계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 보았습니다. 어른들이 봤을 때는 좋지만, 애들의 입장에서는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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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육의 방식으로 뭔가를 자꾸 주려하기보다, ‘책 읽는 가정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하는 게 재미있어 보이고 따라 하고 싶고 그렇잖아요. 엄마-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보고 자란다면, 집에서 책 이야기를 자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사실 책 읽기 교육이 따로 필요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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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책 읽기 교육에 앞서 ‘책 읽는 가정 만들기’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어린이를 위한 책 읽기 활동이지만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활동’이란 점에서 다른 활동들과 조금은 차별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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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책 읽기 워밍업’으로 시작하고요. 이후에는 ‘어린이 책 읽기’, ‘엄마의 책 읽기’, ‘아빠의 책 읽기’ 등으로 좀 더 구체적인 활동 체계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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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초등학생 학부모님들을 찾아다니는 이야기 또는 홍보 게시물이 될 것 같습니다 :)
#세모람_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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