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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타보이 phil May 25. 2021

'ESG의 한계는 무엇인가?'

<행동주의기업> 서진석 저자의 랜선 모임

저자와 함께하는 랜선 책 모임 세모람에서 지난 5월 18일 <행동주의기업> 서진석 저자와 랜선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순서

1. 저자의 미니 강연 : 책 소개 및 요약

2. 참가자와 저자의 QnA 시간

3. 저자의 클로징


1. 저자의 미니 강연 : 책 소개 및 요약

반갑습니다. <행동주의기업>을 쓴 서진석입니다. 오늘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 소개를 들어 보니 한 분 한 분 자기 자리에서 가치를 실현해 가는 분들이고,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란 생각이 들어 더욱 반갑네요. 


질의응답에 앞서 최근 더 많은 곳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ESG 그리고 책에서 소개한 '행동주의기업'의 방향성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려 합니다. 


#1. 인정의 깊이, 꿈의 크기 

기후 위기 얘기를 많이 하죠. 사진을 보면 이산화탄소 증가량이 엄청납니다. 이 가파른 상승각도를 줄이는 것을 상상하며 우리는 그것을 지속가능성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Our World in Data


지금과 똑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해도 2100년까지 기후가 3~4도 올라갈 거라 예상해요. 즉 파리 기후협정이 목표하고 있는 1.5 ~ 2도로 상승폭을 제한하겠다 한다면 이 각도가 꺾여야만 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큰 변화가 필요한 거죠.


이를 드로우 다운(DrawDown)이라 표현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졌어야 한다고 보고요, 늦었다는 거죠.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합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파타고니아, 러쉬, 닥터브로너 같은 책 속에 소개한 행동주의기업들은 어떤 인정의 깊이와 꿈의 깊이를 가지고 있을까요.


파타고니아는 ‘지구인 친구들’의 설립자 David Brower의 말을 자주 인용해요.

*파타고니아 : 미국 아웃도어 제품 기업


‘죽은 지구 위에서는 어떤 비즈니스도 없다.’
(There is no business to be done on a dead planet.)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y)’과 ‘6번째 대멸종(6th mass extinction)’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이는 인류가 미래 후손을 위해 지켜야 하는 9개의 지구과학적 경계선을 말하며, 9개 경계선 중에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이 포함해 있습니다.  


그 경계선들이 어느 시점이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무너지며 우리 삶이 망가질 수 있다고 하는데 9개 중 4개가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얘기해요.


행동주의기업들은 80~100년 사이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하면 6번째 멸종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즉 우리 회사의 기업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의 질문보다, 환경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해 먼저 질문을 던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행동주의기업의 가장 큰 방향성이며 차이라고 볼 수 있어요.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쉬나드는 "아무리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친환경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해도 우리는 여전히 오염자이다.”라고 말하죠.


아이러니한 게 환경보호를 잘 실천하는 기업은 자신은 친환경 경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환경보호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우리는 친환경 경영을 한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ESG가 어떻게 접근하는지 얘기해보겠습니다. 


블랙록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작년 1월 CEO 래리 핑크는 "발전용 석탄을 통해 25%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할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석유나 천연가스는 포함하지 않은 발전용 석탄만을 말한 것입니다. 

*블랙록 : 세계 최대 자산 운용 회사


이 말을 들으면 우리나라에서는 위기를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석탄이 싸니까요. 그런데 전 세계 ⅔ 국가에서는 태양광, 풍력 발전이 더 저렴한 전력원입니다.  


이미 석탄이 좌초자산의 가능성이 커서 이렇게 대응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즉 블랙록의 관점은 기후 위기 해결이 아니라 투자 리스크 때문에 이에 대응하고 있는 거죠. 

*좌초자산 : 시장이나 사회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가치가 크게 떨어져 조기 상각 되거나 부채로 전환될 위험이 있는 자산


‘환경 위기가 기업에 끼치는 악영향이 무엇인가?’ 이것이 통상적 기업의 접근입니다. 이런 접근으로 투자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죠. 하지만 기후 위기를 극복하긴 어려운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블랙록에서 투자하는 대표 회사들의 목록을 보면 애플, MS, 아마존, 테슬라, 페이스북 등이 있는데요. 전 세계 기업들이 이들을 따라가면 아마 지구의 기후 온도는 2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MSCI의 ESG 평가를 봐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 제약회사의 경우 그 기업에 어떤 부분이 경영 리스크인가의 관점으로 봐요. 그래서 환경 관점에서도 독성 물질 배출만 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얼마나  했냐를 보지 않고 독성 물질 배출만을 보는 거죠. 이 요소가 회사의 위기를 결정하니까. 

*MSCI : 미국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사가 작성,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한마디로 ESG는 기업 경영의 가장 큰 리스크를 보지 사회나 환경의 리스크를 보지 않습니다. 


지금의 ESG를 보면 이런 모습 같아요. 숲 속에 사람들이 있어요. 그 뒤로 커다란 곰 한 마리가 뛰어 오고요. 달아나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빨리 뛰는 전략을 쓰고 있죠. 근데 곰이 네 마리 달려온다고 생각해보세요. 분명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겁니다.

사진출처 : 더위키


실제로 우리나라는 블랙록이나 ESG에 대한 비판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참여연대라고 할 수 있는, AS YOU SOW는 블랙록을 비판하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죠. 


이곳 CEO 앤드류 베하르는 블랙록에게

 “당신은 불타는 집 앞에서 완전히 충전된 소방 호스를 가지고서, 우리 모두에게 양동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는 소방관 같아요.”라는 말을 날렸어요. 


블랙록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지난해 4분기 기준 8조 6800억 달러(약 9534조 원)로 집계됐는데, 이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지금의 자본주의 구조에 변화를 만들 수 있으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한 거죠.



#2. 궁극적 추구 가치

이제 ESG와 행동주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말해볼게요. 주류 ESG의 목적은 아래와 같아요.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전통적인 재무적 요소와 함께 고려해야 할 비재무적 요소로서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뜻함’

여기서 중요한 건 왜 비재무적 요소를 넣었냐 하는 것입니다. 이유가 첫 번째 문장에 있습니다. 기업가치를 평가하겠다는 것이죠.


우리는 이 문장을 다 지고지순한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런데 기업가치를 평가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지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겠다에 방점이 있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기업가치 평가에 방해가 된다면  비재무적 요소를 실현하지 않겠죠. 이것이 정의 자체에 담겨있는 ESG의 목적이자 한계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기업은 회사 가치를 두 가치 관점에서 이야기하죠. 우리는 순이익을 얼마 냈고 사회. 환경적으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라고.


그러나 ESG는 궁극적으로 재무적 가치를 높이는 것, 단 하나의 숫자를 얘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SG에도 두 가지 키워드가 있어요. 기업의 재무 가치를 어떻게 높이느냐, 이를 방해하는 기업 리스크를 어떻게 없애느냐.


그리고 ESG와 다른 행동주의기업에는 2가지 접근의 차이가 있어요. 


첫 번째는 어디를 문제로 바라보고 있느냐입니다. 사진에 파타고니아의 Tier 1, 2, 3가 보입니다. Tier 3의 농장단계, 목장 단계, 숲 단계 등 원재료 생산 단계까지 관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환경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가 티어 2에서 3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그 단계를 아직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고백하죠. 


이와 다르게 주류 ESG가 바라보는 곳은 티어 1입니다. 대부분의 기업 리스크가 티어 1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회/환경 문제는 Tier 2, 3에서 나타나고 있음에도 말이죠.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면 파타고니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86%가 원재료 단계, 즉 농장과 목장 단계에서 나타나고요. 이 부분을 줄여가는 게 환경을 위해 중요하단 것을 명확히 알고 있으며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이것이 행동주의기업의 특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자연자본의 반영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든 많은 쓰레기가 발생합니다. 그만큼 큰 생태 배낭을 지는 방식으로 사회/경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 자연자본 비용을 어떻게 우리 시스템 안에 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면, 결국 그 비용을 투자자 또는 소비자가 감수해야겠죠. 


행동주의기업들은 이것을 자신들의 소비자와 투자자를 설득하면서 참여를 통해 부담해 가자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ESG는, 투자자들이 자기 비용을 투자하면서 까지 외부 비용들을 감내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겠죠. 이 외부 비용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의 문제의식이 ESG에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고요. 행동주의기업들은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주류 ESG와 행동주의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내용의 차이점을 간단히 말씀드려보았고요. 더 자세한 내용은 질문에 답하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2. 참가자와 저자의 QnA 시간

=> 아래 질의 응답 내용은 모임 참여자 신지현 님이 정리해준 내용을 가지고 왔습니다. 

=> 신지현 님이 운영하는 기업의 사회 책임 관련 정보 공유 및 토론 그룹 <'착한 기업'의 시대가 온다> 에 참여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Q. 기업 내에서 CSR, ESG를 담당하고 계신데 행동주의기업과의 괴리감은 없는지, 또 앞으로의 비전이나 미션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늘 부채감이 있습니다. 글을 쓰는 만큼 행동하고 있는가 말이죠. 2016년 파타고니아 방문 후 강연부터 하고 있어요. 그때만 해도 기업에서 파타고니아보다 유니레버를 선호하는 분위기였죠. 그때에 비하면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대기업은 의사결정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변화에 한계가 있어요. 좀 더 유연하게 변화가 가능한 소셜벤처나 관계사, 다른 회사에 자문을 하면서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듯해요. 삶의 가치는 퇴근 후 풀뿌리 민주주의 활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최근 10여 년 동안은 CSR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요.  2018년에 블로그를 만들고 이후 한주도 빠짐없이 관련 글을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서진석 저자의 블로그


Q. 그렇게 바쁜 와중에 어떻게 논문 수준의 블로그 글을 매주 포스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파타고니아 방문했을 때 보물을 가지고 있는데 스스로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우수 기업에 대해 반페이지 정도 조사하고 벤치마킹했다고 하는 것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그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없으니까요. 잘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졌죠.


이후 매주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데요. 글을 쓰기 위한 준비로 한 가지 자료를 보더라도 가장 많이 인용한 원문을 찾아들어가 저자의 생각과 근접한 내용을 찾기 위해 시간을 많이 쓰고 있어요. 그래야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Q. 나이키의 아동노동처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아동 등 국가나 사회의 상황에 따라 사회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A. 아동의 노동을 정당화하려는 나이키의 초기 메시지였죠. 경쟁사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있고 그렇게 해야 그 나라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요. 하지만 아동 강제노동 실태 등에 대해 NGO들이 이미 싸우고 있었고, 나이키는 실상 묵인했던 거죠. 임금을 적게 줘서 가족이 다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였고요. 위험한 화학제품을 쓰기도 했고 통용되는 수준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팜오일 노동도 마찬가지인데요. 군대와 정치가 결탁해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이런 경우 현장에 들어가서 보게 된다면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었겠죠. 기업 관계자들이 문제를 풀기 위해 현장을 반드시 가봐야 해요. 러쉬(LUSH) 조차도 2006년도에 농장에 처음 가봤다고 해요. 


팜오일 실태를 알고 RSPO(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을 위한 라운드테이블 회의)에도 두 번 가보고, 직접 해결하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한 기업만 더 나은 임금을 주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려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손해일 수 있으나, 투자자와 소비자가 비용을 어떻게 부담하게 할 것인가는 여전히 과제예요. 다 같이 변해야 하는 거죠. 



Q.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ESG가 뜨겁습니다. ESG워싱, K-ESG 등도 나오고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찌 보시는지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저는 가만히 있는데 소속되어 있는 조직의 팀명이 사회공헌 > CSR > CSV > ESG로 바뀌었어요. ESG처럼 단기간 내 쓰나미는 못 봤던 것 같아요. 명과 암이 있지요.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나 ESG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물러날 거예요. 물러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과제가 남겠지요.

 

ESG와 관련된 비재무적 가치들이 저평가되어 있으니 이산화탄소 공개 등이 보편화되는 것처럼 ESG 요소들이 기업가치에 반영이 된다면 투자 쪽에서는 썰물처럼 빠져나갈 거예요. 그래서 투자섹터에서의 ESG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관점에서의 ESG를 준비해야 해요. 



Q.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고 있어요. 


A. 많이 힘드실 텐데 지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는 다른 나라와는 좀 다른 경향을 가지고 있어요. 외국의 경우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이 발전하고, 상생, 연대, 호혜에 토대를 두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1세대 사회적 기업가가 물러나고 정부 주도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위주의 사회적 기업이 중심이 되었어요. 


상생과 호혜는 사라지고 섬처럼 존재하게 되었죠. 누군가는 마당을 열고 신뢰자본을 쌓아가는 연결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대부분 50대 여성이 마을 커뮤니티 공간과 마을 기업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풀뿌리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많이 지치셨을 거예요. 


파타고니아, 러쉬는 5명 이하 작은 조직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 영향력이 있는 곳만 원하죠. 풀뿌리 활동가와 커뮤니티는 기업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아무리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해도 PR 마인드가 있죠. 지역 풀뿌리 활동은 생활 속에서 해결하는 것인데, 실상은 지역 근간을 둔 기업 아니면 힘들고 행정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에요. 



Q. 우리나라에서는 행동주의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대기업도 혁신이 가능할가요.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A. 대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려면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채택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아디다스의 폐 플라스틱을 활용한 운동화도 전체 제품의 3% 정도 밖에는 안되죠. 신발 밑창은 여전히 석유로 만들고 있고요. 


기업이 일부분을 혁신하는 경우가 있지만 Value Chain 전반적으로 가는 건 대기업에서는 어려워요. 소셜벤처에서는 바나나 섬유를 만든다거나 파인애플 껍질로 가죽을 만드는 시도를 하기도 하죠. 바이오 플라스틱 중 생분해가 안 되는 것도 많지만 옥수수로 생분해가 되는 플라스틱을 만들기도 하고요. 


이런 소셜벤처 제품 찾기 위해 노력해요. 요즘 제 관심사는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이에요. 3년 동안 스스로 머리를 깎고 있어요.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제로고요. 흙에 버무려 놓으면 다 분해가 돼요. 최근에는 화장실에서 종이 타월을 쓰지 않고 손수건을 쓰고 있어요. 


관심 있는 분야 (미세 플라스틱, 재활용... )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요. 순환경제 고민하는 사람들 책을 계속 읽다 보면 본인의 방향이나 관점을 찾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요람에서 요람으로> 책과 <비즈니스 생태학> 책 추천합니다. 시중의 접근방법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지 않은지 알 수 있을 거예요. 



Q. 우리나라에 맞는 에너지 전략이 있을까요.


A. 우리나라는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석탄이 저렴해요. 1 메가와트당 75원 정도죠. 하지만 중국만 해도 태양광이 가장 저렴해요. 2026년 넷 제로를 선언하기도 했죠.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몇 개국 빼면 풍력발전이나 태양광이 훨씬 더 저렴해요. 풍력발전(해상풍력, 육상풍력)은 돌아가는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제로고요. 건설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지만요. 


물론 풍력발전 시설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산림 황폐화는 다른 이슈일텐데요. 반면 석탄, 천연가스, 석유는 계속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구조이죠. 따라서 궁극적으로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게 맞아요. 최근 10년 사이에 해양풍력 발전단가가 40~45% 줄어들었어요. 태양광은 10% 수준으로 줄어들었고요.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비용은 시설투자, 연구투자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예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그린 뉴딜’ 정책은 패러다임 전환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집중되어 있죠. 기존 녹색정치에 관련된 것을 모아놓은 수준이고요. 우리나라가 뒤처진 상황이에요. 


어떤 형태든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해요. 폴 호켄의 ‘Plan Drawdown’을 보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영향력 있는 100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냉매 관리 > 육상 풍력발전 > 음식물 쓰레기 (1/3 식탁에 올라오기 전에 없어지고 썩거나 버려지는) > 채식 등 …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재생에너지는 중요하다고 밝혀졌고요. 



Q. 파타고니아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A. 파타고니아 본사에서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하고 나오면서 이노소셜랩 유승권 이사랑 LA로 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파타고니아에 다시 와서 제대로 된 인터뷰를 다시 해 보자 이야기했고 2년 안에 실행했어요. 파타고니아는 비즈니스 전반의 혁신 보다도 옳다고 생각하면 실행하는 곳이었어요. 


방문 후에 20시간 동안 파워포인트 107장 만들어서 조직에 뿌리고 강연을 했어요. 파타고니아에 대해 전파하고 파타고니아 프로젝트로 이어졌죠. 


좋은게 참 많았어요. 일례로 파타고니아는 태평양 개발센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주차장보다 넓은 어린이집에 근무시간 동안 아이를 만날 수 있고 모유수유는 물론, 책도 읽어주고 아이랑 함께 밥을 먹는 등 120명 아이에 교사 30여 명, 부모는 아이와 출퇴근을 같이 하고, 교사가 집을 방문해서 집에서의 육아 방법과 회사와의 육아방법이 같아지도록 교육도 시켜줘요. 50% 야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요. 


제품 철학은 물론 이런 기업 문화까지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북극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죠. GE와 파타고니아가 같은 급으로 취급되지 않도록이요. 


2016년부터 파타고니아 직원이 강연을 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엄청 달라졌죠. 4년 만에 소셜벤처가 바뀌고, 파타고니아 코리아처럼 우수한 기업의 한국지사가 바뀌었죠. 우리나라는 포장해서 홍보하는데 이에 대비되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어요. 



3. 저자의 클로징

오늘 바라보는 시선이 같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CSR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 시간간을 많을 쓸 것 같아요. 환경과 상황을 보며 자괴감이 느껴져도 각자의 영역과 자리에서 진전이 있다면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싶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자 서진석

SK그룹에서 2005년부터 CSR 관련 업무를 해오고 있으며 이노소셜랩의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착한 기업을 넘어』, 『넥스트 CSR, 파타고니아』(공저) 등이 있다.

*저자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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