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들이 겪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후유증은 '후각소실(anosmia)'과 '미각소실(ageusia)'이다.
내 경우에는 확진 2일 차에 후각과 미각이 소실된 것을 알게 되었는데, 9일 차인 지금까지도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는 모든 식사가 도시락으로 제공되는데, 분명히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김치찌개인데 아무리 먹어도 맵고 짠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반찬으로 나오는 불고기가 소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 닭고기인지 도저히 맛을 분별할 수가 없어 무척 답답하다.
완치 후 일상으로 복귀한 사람들 중에는 음식의 간을 맞출 수가 없어, 가족들이 모두 싱겁게 음식을 먹고 있다는 사람도 있고, 입맛이 없어 겨우 간단히 배만 채우다 보니 몸무게가 5kg 이상 빠졌다는 사람도 있다.
미각도 미각이지만, 후각이 소실되면 물건 타는 냄새, 음식 상한 냄새 등을 맡지 못해 더 심각한 위험이 생길 수도 있는데, 후각이 소실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식중독이나 화재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영국의 과학학술지 ‘Nature’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후각을 소실시킨 것인가(How Coronavirus Damages Your Sense of Smell)"에 대한 논문이 게재되었는데,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콧 속에서 감각 뉴런을 뒷받침하는 버팀 세포(sustentacular cell)를 감염시키는 것 같다는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고 한다.
Nature
이는 하버드 의대 ‘샌딥 로버트 다타’ 연구팀이 밝혀낸 내용인데,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되는 부위는 신경세포가 아니라 코 점막에 있는 후각 신경 지지 세포들이고, 전선을 감싸는 피복처럼 신경세포를 감싸고 있는 주변 세포가 손상되면서 신경 세포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후각 상실 증상이 심지어 호흡이 증상보다 더 일찍 발생하기도 한다며, 후각 마비는 코로나 19 감염 사실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고, 별다른 치료 없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의료진과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샌딥 연구팀이 주장한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별다른 치료 없이 소실된 후각과 미각을 완벽하게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코로나 19의 후유증은 매우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라면서, 후각 소실을 경험하는 환자 비율을 대략 10%로 추산했고, 미국 뉴욕타임즈는 일부 코로나19 환자가 완치 후에도 잃어버린 후각과 미각을 되찾지 못해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연구 중에는 2020년 5월, 대구의사협회에서 JKMS에 발표한 논문이 있는데, 후각 소실은 1주일이 지나면 50%, 3~4주가 지나면 대부분 회복한다고 보고했다.
→ 이 데이터는 반드시 다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코로나 관련 카페에는 완치 후 수개월이 지났어도 후각과 미각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환자들이 너무 많다.
미국의학협회 국제학술지(JAMA Network)는, 후각 또는 미각 소실을 겪는 2,428명의 환자를 추적한 결과, 40%가 6개월 후에 완전히 후각을 회복한 반면, 2%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회복 중 후각의 왜곡을 경험하는 착후각증(Troposmia)을 경험하는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는데, 예를 들면 좋아했던 커피 냄새에서 악취가 난다고 착각한다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 카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미각장애 현상이 느껴져 육류를 먹다가 이상한 역한 맛이 난다는 사람도 있고, 장미향 바디샴푸에서 갑자기 무 냄새가 난다는 사람도 있다.
인후통과 콧물이 사라져 이제 무증상이 되었다고 기뻐하고 싶지만, 매번 식사 때마다 느끼는 상실감이 아직은 너무 크다. "한 번에 좋아지지 않고, 괜찮아졌다가 다시 이상했다가 그러면서 천천히 회복된다"는 댓글을 진심으로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