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좋아하게 된 물건

쓰는건짐 시즌2

by 어떤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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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90년대 댄스음악이 메들리로 온 방안에 울려 퍼지고 있다. 화면 안에서는 두명의 코치가 열심히 가이드를 하고 있고, 화면 밖의 나는 하나하나 동작을 쫓아하느라 버겁다. 앞뒤로 좌우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동작이 전부인데 왜 그거 하나 쉽게 못하고 스탭이 꼬이고 또 꼬이는건지.


작년 말 나를 위한 선물로 스탭박스를 구입했다. 눈이나 비가 올 때, 한겨울 길이 얼어 미끄러울 때, 러닝 대신 유산소 운동을 해보기 위해 구입한 물건이다. 구입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막상 추운 겨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스탭박스. 오히려 봄이 되면서, 최근에 더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 유튜브로 코치들의 운동만 봤을 때는 ‘할만 하네. 운동이 되려나?’ 라며 살짝은 무시 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있으니 그냥 한구석에 밀어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안하는 것보다 살살이라도 움직이는게 운동이 되는걸 알고는 있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또 별개의 일) 봄이 되었으나 날은 계속 추웠고, 날이 풀리는 날에는 미세먼지가 가득. 러닝을 주3회 하면서 나머지 시간 유산소 운동을 위해 먼지 쌓인 스탭박스를 꺼내고 유튜브를 재생했다. 초급 1레벨. 10분짜리로.


그런데 이게 웬일! 쉬워 보이기만 하던 스탭이 왜 이리 꼬이는지. 왼쪽 오른쪽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낮은 계단 하나 오르내리는 것뿐인데 그거 하나 못 따라 하는거지? 역시 난 몸으로 하는 건 안되는건가. 다행히 음악은 너무 신나서 멈추지는 않았고 힘들지만, 천천히 반복해서 따라하고 또 따라했다. 하다보니 조금씩 헷갈리던 동작들이 쉬워지고 몸에도 동작이 익어 음악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고작 10분. 땀은 뚝뚝 떨어지고 다리에는 감각이 없어지고. 짧은 시간안에 이렇게나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운동이라니.


저녁이 되니 근육통이 시작되었다. 러닝 하면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통증. 고작 10분의 운동에 이렇게 통증을 느낄 수 있다니. 제대로 운동한 느낌, 오히려 뿌듯한 기분. 이제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꺼내 두고 이틀에 한 번씩 스탭박스로 운동을 하고 있다. 날씨의 문제가 아니라, 재미있어서. 역시 뭐든 재미를 느껴야 지속이 되는거지. 이렇게 나의 운동 리스트에 또 하나의 종목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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