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면
매일, 모든 계절의 저녁 하늘은 그 모습이 다르면서 또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굳이 꼽아보자면 단연코 여름 하늘이다. 여름의 밤하늘, 저녁하늘.
여름이라는 계절을 좋아하지 않아 그냥 저냥 견뎌내는 느낌으로 흘려보내던 시기를 지나, 퇴사를 하고 제대로 여름밤을 느낄 수 있던 시기가 있었다. 매일 저녁 나가서 걸으며 다채로운 하늘빛을 바라봤던 때. 유난히 핑크빛이 많았던 여름의 저녁 하늘. 그 색은 말로 다 표현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예쁜 핑크가 있을까 싶은. 불타는 주황도 아니고, 차가운 파랑도 아닌, 온갖 종류의 핑크가 섞여있는 하늘. 그때 부는 바람은 또 어찌나 시원한지. 덕분에 여름을 조금은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이 시작되고, 갑자기 바빠진 탓에 하늘이고 뭐고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살았던 요즘.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아 여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덥고 습하다고 종일 툴툴 거렸는데, 그 마음을 순식간에 날려버리게 만들었던 하늘.
올 여름도 많이 힘들고 또 힘들겠지만, 하늘 한번 올려다보며 숨고르는 시간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