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육아를 하면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윤우의 ‘언어’이다.
32개월로 접어든 윤우는 아직 말을 문장으로 하지 못한다.
윤우가 두 돌 전후부터 단어도 곧 잘하고 동물 흉내도 잘 내서 우리 부부는 윤우가 말이 빨리 트일지 알았다. 내심 기대한 것도 있다.
말이 쭉쭉 늘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말이 딱 줄어든 셈이다.
같은 반 여자 친구들이 말이 다 트였고 이제는 남자 친구들이 차례차례대로 말이 다 트였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조바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윤우는 분명 알아듣고 이해하는 폭도 큰 데 왜 말을 안 하는 것일까?
어린이집 선생님들께서는 “윤우는 완벽한 문장을 할 때까지 말을 안 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지난번 담임선생님과 하반기상담을 할 때 역시 선생님께서는 “지금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4세 반(만 3세반) 올라가서 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얘기해주셨다.
다만 지금 윤우에게 가르치는 건 생존언어.
예를 들면 “물 주세요”라는 당장 윤우에게 필요한 문장.
나 역시 윤우와 항상 어린이집 등원할 때마다
“‘윤우야 목마르면 선생님한테 물 주세요’”라고 해야 해”라고 가르치고 있다.
윤우와 얘기하면서 기다려주자고 생각하면서도... 아이 언어와 관련된 글을 읽을 때마다 내 육아관은 또 흔들린다.
어느 커뮤니티글에서 ‘25~26개월 아이인데 말을 못 해서 ‘언어치료’를 받아야 되는 거 아닐까요?’라는 고민의 글을 접할 때는 조바심이 나고...
얼마 전 방송에서 26개월 된 연예인 아들이 말을 엄청 잘해서 예고편부터 ‘언어천재’라는 자막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또다시 조바심...
‘그 개월 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이는 말을 잘했는데... 생각해보면 말이 빠른 아이들은 돌 전후로 말을 하면서 놀라운 어휘력을 보인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방송에서 또 언론에서 ‘언어천재’라는 글을 보면
나와 같은 고민인 사람들에게는 또 한 번 더 아이 언어를 걱정하고 조바심을 내게 하는 것 같다.
윤우에게 단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가르쳐주면서 따라 해보라고 하는데
윤우는 앞 글자 또는 뒷글자만 한 뒤 얼버무린다.
아이에게 자꾸 따라 해보라고 하는 것 역시 스트레스일 텐데... 따라 하라고 재촉하기
제일 답답한 건 윤우일텐데... 말로 표현을 못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얼마 전에는 “윤우야 완벽하게 문장 안 해도 돼”라고 했다.
윤우가 그 말을 정말 알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나 역시 마음이 갈팡질팡이다.
다만, 오늘도 ‘기다려주는 부모가 돼야지’라고 다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