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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Mar 13. 2020

내가 엄마가 됐음을 느낄 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엄마가 됐구나’를 순간순간 느끼면서 나 또한 엄마를 생각할 때가 많다.     


그중 하나가 윤우 식판을 씻을 때.


어린이집에서 식판을 한 번 헹궈줘서인지 식판은 깨끗하지만... 

마치 ‘우리 아이가 오늘도 맛있게 한 끼를 먹으면서 싹싹 비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깨끗한 식판을 보면서 ‘윤우의 먹는 모습이 그려지는 느낌’     


부모님들이 ‘자식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게 진짜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된다.

아이가 잘 먹는 것만큼 뿌듯한 게 또 있을까!      


나는 급식세대가 아닌 도시락세대이다.      


우리엄마는 나와 언니, 남동생 삼형제 도시락을 매일 싸주셨다.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야간자율학습까지 하게 되니 엄마는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 도시락까지 챙겨주셨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때는 몰랐다.     


엄마가 매번 도시락 반찬을 바꿔주고 맛있는 반찬을 해주는 게 당연한 건지만 알았다.       


내가 원하는 반찬이 아니면 엄마 보란 듯이 밥과 반찬을 남기기도 했고... 대놓고 ‘건성’으로 먹는 표시도 했다.       

햄이나 소시지 등의 반찬을 사 오는 애들을 그저 부러워하기도 한 철없는 딸이었다.      


돌이켜보면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다.      


엄마 마음도 몰라주고 그저 ‘밥과 반찬’ 투정만 하고.     


그게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데...     


내가 윤우 식판을 씻을 때마다 ‘아이 밥은 잘 먹었을까’를 생각한 것처럼     


내가 밥을 남기고 왔을 때마다 엄마는 ‘왜 얘가 안 먹을까?’ ‘어떤 반찬을 해줘야 잘 먹을까?’라는 것을 늘 고민하고 걱정하셨을 테다.


윤우를 통해 ‘나의 어릴 적’ 모습을 보고... 또다시 반성하게 됐다.      


어렸을 때 새 옷이 입고 싶어서

일부러 가위질해서 옷을 망가뜨려 입기도 했고     


좋아하는 연예인인 나오는 TV프로그램을 못 보게 한다고 엄마에게 대들기도 했다.      


그땐 왜 그랬을까?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여서 자식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고,

엄마니깐 자식에게 희생해야 되는 ‘당연함’ 역시 없다.     


그 ‘당연’한 것들을 너무 당연히 했던 나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음을... 윤우 식판을 닦을 때마다 어린시절 ‘내 모습’이 오버랩되곤 한다. 


‘엄마도 나를 이런 마음으로 키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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