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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Apr 01. 2020

나도 ‘임신 증상놀이’를 했다

윤우를 키우면서 ‘윤우 동생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맞벌이부부가 한 아이를 키우고 케어하고 직장을 다니는 것도 어려운데... 둘째를 낳는다면... 회사의 눈치를 볼 것 같고      


아마 ‘둘째를 낳으면 회사를 못 다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를 낳고 싶은 건 윤우가 나중에 커서 ‘외로울까 봐’이다     

그래도 ‘자기편’이 있어야 하는 것...     


첫째 때는 우리도 부모가 처음이라 우왕좌왕하는 것이 많았는데 둘째는 조금 더 여유롭게 ‘아이의 성장을 초조해 하지 않고 지켜볼 것’ 같다는 생각, 그런 여유를 느끼고 싶다     


또 주변에서 첫째와 둘째가 ‘너무 다른 기질’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 나도 무척 궁금해진다~ 정말 둘째는 그저 사랑인지도 궁금하고...     


우리 부부는 ‘윤우 동생을 낳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만 하다가 작년을 그냥 보냈다~ 사실 나는 2살 터울을 원했고 더욱이 육아 ‘감’이 떨어지기 전에 낳고 싶었다     


그러다가 올해는 정말 진지하게 둘째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     


윤우는 거의 한방에 생겨... 둘째도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내가 너무 의식해서인지 또는 기대해서인지 관계 후부터 몸에 변화를 느꼈다     


분명 임신 1~2주 차는 거의 증상이 없는데... 

‘나도 몰랐던 나의 예민함’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먼저 몹시 피곤했고 졸렸다

보통 윤우를 재운 뒤 이렇게 글도 쓰는데 윤우를 재우다가 나도 같이 자는 것... ‘피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1주 차는 피곤하고 생리통처럼 배가 콕콕 쑤셨다

그리고 갑자기 ‘밥’ 냄새가 역하게 느껴졌다      


‘뭐야~~~ 벌써 입덧이야?’     


‘윤우 때는 안 했던 입덧을 둘째는 이렇게 다른가?’ 그렇게 김칫국을 들이마시고 있었다


2주 차에는 가슴통증이 느껴졌고 3주 차에는 다시 배가 막 당겼다


임신하면 기초 체온이 올라간다고 했는데 나 역시 체온이 평소보다 몇 도 정도 더 높았다     


또 윤우가 자꾸 나를 찾는 것~ 

평소에는 별로 ‘나한테 매달리지 않는데~ 나한테 매달리려’고 하고... ‘동생이 생긴 걸 알고 질투하는 걸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관계 후 2주가 지나면 임신테스트기로 결과를 알 수 있어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지난 토요일 아침 임테기를 했다     


5분 정도 지나서 봤는데 ‘두 줄’     


‘대박 둘째도 한 방이야? 이걸 어떻게 남편한테 말해야 남편이 더 감동할 수 있을까?’     


당장 달려가 남편을 깨울까 싶다가도 ‘그냥 화장실에 놔둬서 남편 반응을 볼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혼자 좋아했다     


그러다가     

다시 임테기 설명서를 봤다     


예전에 한 임테기랑 다르게 이번에 구입한 임테기는 세 칸이 표시돼 있는데,,, 이때 두 줄은 ‘비임신’이라는 것!     

순간, 너무 허탈했다     


그동안 나의 임신증상은 무엇이었을까

나이 때문에 너무 조급함이 밀려왔을까     

윤우가 너무 수월하게 생겨서 나도 모르게 과신을 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밀려왔다     


사실 한 번의 관계 후 내가 너무 섣부르게 생각하고 착각을 했고 그것 역시 내 욕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     


“여보 나 임신 아니야~ 아 허탈해~ 나 증상놀이 했나 봐~ 나 술도 안 마시고 커피도 안 마셨는데”     


남편은 “그래서 안 마신 거야?”라며 오히려 의아해했다     


그날 우린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했다     


그동안 둘째에 소극적이었던 남편은 ‘둘째는 다 예쁘다’는 얘기를 하면서 나보고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          

정말 3주간은 내가 임산부가 된 거처럼 뭔가 정서적으로 풍요로움이 윤우를 가졌을 때처럼 느껴졌다     


그래... 다음날을 기약하며     


윤우가 우리부부에게 온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다시 한번 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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