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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Apr 24. 2020

‘우리 아이는 언제?’... 기다려주기

34개월 세돌 안 된 네 살, 윤우.     


지난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아직 윤우는 ‘문장’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일부러 안 하는 건지~ 안 하고 싶은 건지...)     


‘조바심 가지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떨 때는 조바심이 나면서 인터넷으로 ‘아이 언어’와 관련해 검색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그래 기다려주자’라고 마음을 다잡는데...     


윤우보다 훨씬 어린아이들이 말을 재잘재잘 하는 걸 보면 신기하고 ‘말문’이 확 트였을 때는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해져 온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이 많이 등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윤우는 거의 제일 먼저 등원하고 늦게 하원하는 데...     


담임선생님께서는 고맙게도 ‘이 시간 속’에서 윤우가 언어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뒤집고 되짚고 기어다니고 앉고 걸음마를 떼고 걷고 뛰고.     


시간이 지나면서 밥도 혼자 먹고

말을 해야 하고  배변을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우리 모두 이렇게 성장했을 텐데... 자연스러운 과정을 다 거쳤을 텐데...     


내가 아이를 키우다 보니 ‘우리 아이 언제’라는 ‘시기’에 대한 조바심, 강박관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윤우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말을 하면서

윤우가 표현을 못 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고..      


최근에 윤우 반 여자친구들은 배변을 가리기 시작, 기저귀를 뗐다는 얘기에 ‘나만 배변훈련을 못 시킨  걸까?     


그러면서도

윤우 언어도, 배변도 ‘하고 싶을 때 하도록 기다리자’고 마음을 잡고 또 잡고...     


윤우가 ‘언어’에 스트레스받지 않도하면서도 ‘언어’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윤우 어린이집 하원 후 함께 집에 가면서     


“윤우야 동글동글 동그라미 찾아볼까?”

    

그러면 윤우는 주차된 자동차의 ‘동그란’ 부분을 가리킨다.     


“윤우야 뾰족뾰족 세모도 찾아볼까?”     


윤우는 골목길을 지나갈 때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를 가리키면서 내가 가르쳐 준 ‘단어’를 기억해낸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윤우에게 많이 해주고 있는 ‘페이스 요가’도 집에서 응용한다.     


“아-에-이-오-우”


입을 크게~ 크게 벌려주면서 재밌는 표정도 지어주고~ 

     

“윤우야 우~~~ ‘우’자로 시작되는 단어는 뭐가 있을까?”     


“우~유! 윤우가 좋아하는 우~유.

“우~! 비 오면 우산 쓰기도 하고 비옷도 입지.”     


윤우한테 ‘말하라’고 하고 ‘자꾸 단어를 시키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서


최근에는 윤우가 좋아하는 단어를 윤우 재우기 전 따라하도록 들려줬다.


“윤우야 사~탕~”     


윤우가 대답했다.


“어~~~~디?”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래 이렇게 이해력도 좋은데... 윤우가 하고 싶을 때 해~ 엄마아빠는 기다릴게!’     


수다쟁이 윤우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되도록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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