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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Jun 25. 2020

아이 4차영유아검진...나는 엄마 자격이 있는 걸까?

얼마 전 윤우 4차영유아검진을 했다.     


역시나 우리부부가 고민했던 ‘아이언어’     


영유아검진 문진표 작성란에 ‘언어 관련’ 문항들이 있고 우리는 윤우가 아직 단어밖에, 단어 단어를 연결하는 문장을 잘 못 한다고 표시했다.      


의사선생님은 검진표를 보시더니 ‘세 돌이면 많이 늦는 편’이라면서 ‘언어발달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셨다.      


이번에 윤우가 영유아검진을 받은 곳은 아이들 전문병원이어서 같은 건물에 언어발달클리닉이 있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전문가의 얘기를 들으니깐 마음이 아렸다.      


그런데 언어 외에도 나를 너무 당황스럽게 한 건 아이 시력 결과.     


시력은 이번에 처음 검사했다.      


“아이 난시가 너무 심해요”     


난 윤우 시력에 대해서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는데... (생각해보니 연초에 어린이집 반 올라갈 때 눈을 찡긋해서... 그때는 안구건조증이라고 생각했었고 그러다가 없어졌다)       


이번에 ‘난시’라는 얘기에 정말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     


선생님은 ‘난시는 3개월 후에 다시 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난 후 나와 아이는 언어검진을 예약하러 올라갔다... 마음이 어질어질.     


윤우가 문장으로 말을 못 할 뿐이지... 나와 선생님이 나눈 얘기는 다 이해하는 듯 윤우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아 보였다.      


‘우리 아이 말 못 해’를 인정 안 한 건 아니지만,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기’로 마음먹었는데도 내가 완전히 ‘인정’ 못하고 ‘내려놓기’를 못한 것 같았다. 그러니깐 이런 말 한마디에 이렇게나 흔들리지...     


심란한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다시 윤우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회사에 출근해야 했다.      


윤우는 아침부터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일까. 어린이집 앞에서 ‘안 들어가려’고 했다.      


“윤우야 선생님과 친구들이 기다리는데...”

“윤우야 엄마가 회사 갔다가 빵 사줄게~ 아이스크림 사줄게!”     


아이에게 그 어떤 것도 통하지 않았다.      


괜히 속상한 마음에 아이에게 화를 냈다.      


“엄마 회사 가야 한다고... 넌 그냥 계속 이렇게 있을래?!”     


몇십분을 그렇게 있다가 결국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전화했고 선생님이 윤우를 데리러 나오셨다.      


윤우와 함께 어린이집에 들어갔는데 윤우는 다시 나를 붙잡고 울고... 그런 아이를 두고 돌아 나왔다.     


회사로 가는 지하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해야 할까?’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그냥 연차 낼걸... 무엇이 이렇게 나를 눈치 보게 만드는지...’에 대한 속상함도 밀려왔다.      


다행히 아이는 나와 떨어질 때 잠깐 울었고 점심도 잘 먹고 잘 놀았다고 다.      


윤우와 하원 하면서 윤우에게 약속했던 빵도 사주고... 윤우는 ‘작정한 듯’ 빵 가게에 들러 자기가 먹고 싶은 걸 실컷 골랐다.      


‘이렇게 기억력도 좋은데...’     


아침부터 돌아다녀서인지 피곤하기도 했고 힘이 빠진 채 있었는데...


남편이 집에 들어오는 순간, 여태껏 참아왔던 눈물이 흘렀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아이가 정확하게 얘기하기 전에 우리부부가 다 알아서 해 줘서일까?’


다음날 아침, 윤우가 ‘우유’ 달라는 입 모양을 했는데 평소 같으면 ‘우유를 줬는데’

이날은 윤우에게 똑바로 말하라고, 그렇게 말하면 못 알아듣는다고... 윽박질렀다.


윤우는 서러워서 ‘울고’     


그날 아침 등원하기까지 윤우는 3~4번을 서럽게 울고 그치기를 반복...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자꾸 아이를 혼내게 되고... 마음이 조급하게 되고.     


회사에 와서 담임선생님에게 편지를 썼다.

(선생님과 학부모 상담할 때 윤우 언어와 관련해 많은 얘기를 나눴기 때문... 그때 당시 선생님은 ‘기다려주라’고 하셨기 때문이고 나와 남편 역시 ‘기다려주자’고 생각해서)     


그냥 얘기하면 ‘눈물’날 것 같아서...

내 마음을 주저리주저리 편지에 담아 선생님께 전달했다.     


선생님은 그다음 날 내 손을 꼬옥 잡아주면서 ‘답장 가방에 넣어뒀다’고 얘기해주셨다.     


선생님 답장을 읽으면서 또 눈물이 주르륵...     


윤우는 인지력, 이해력, 소근육, 대근육 발달 등이 잘 돼 있고

오히려 ‘완벽해지려고 해서’ 조금 늦게 하는 편이라고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조금 기다려주면’이라고 얘기 하시는데 그 부분도 정말 감사하다.      


어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검사받으라’고 오히려 부모님들을 더 불안하게 한다는데...


언어발달검사는 그야말로 지금의 내 아이의 언어 상태를 ‘점검’하는 것.     


아이가 말문이 틀 수 있게 엄마아빠가 어떻게 해 줄 수 있는지 ‘어드바이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솔직히 아직까지 나에겐 너무 두렵다.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는 엄마, 워킹맘’이 되려고 했는데...     


지난 몇 주는 정말 너무 부족한 엄마인 것 같아서 아이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아이에게 덜 미안해하면서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육아를 하는 것’이 내 육아모토인데...     


그렇게 방황도 했다.      


그러다가 문득

윤우가 말이 느릴 뿐 ‘건강’하게 커 주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했다.      


어쩌면 당장의 ‘고민’ 때문에 정작 아이의 중요한 부분을 몰라주는 게 아닌지... 또 반성하는 엄마가 돼 버렸다.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를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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