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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Jan 20. 2021

아이 언어발달... 말이 트이기까지

아이 언어와 관련해 꽤 여러 번 걱정과 고민의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우리 윤우는 41개월부터 말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지금 43개월이 된 후 말이 확실히 트였다.     


그동안 우리부부의 마음고생, 그리고 아이 본인도 ‘얼마나 많이 답답할까?’란 생각에 정말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우리가 못 해준 게 뭔데?’ ‘너 왜 말을 안 해?’라는 생각에 아이를 다그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아이 마음’에 집중하니... 정말 폭풍눈물이 쏟아졌다.      


어린이집에서 친구들, 동생들과 놀고 싶은데... 

또는 원하는 게 있는데 ‘그 원하는 걸 표현 못 할 때... 우리 윤우는 어떻게 할까?’ 그 모든 걸 생각하니 마음이 쓰렸다.      


이젠 내가 아이를 보호해줘야 했다. 그 누구도 ‘너 말 못 하니?’라고 물을 수 없게!     


나 역시 강해져야 했다.      



우리부부는 고민 끝에 언어발달검사를 받았다.     


사실 이 부분은 어린이집에 따로 얘기하진 않았다. 어린이집 원장님과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여태까지 윤우를 지켜본 모든 선생님들이 ‘윤우는 조금만 기다려주라’고 하셨기 때문.   

  

나와 남편은 우리가 모르는 윤우의 어떤 태도나 행동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또 다른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아이도 궁금했다.     


‘검사만 한 번 받아보자... 도대체 뭐라고 하는지...’     


결론은 이랬다.     


“아이의 인지력, 이해력, 신체발달이 다 잘 돼 있다. 이렇게 잘 돼 있는데 언어가 못 받쳐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난 이렇게 되물었다. 


“만약 언어치료를 하면 단기간에 스펙터클한 변화로 말이 트일 수 있나요?”

“그렇진 않아요.”     


아이 언어발달 평가를 할 때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부모와 떨어져 처음 본 선생님과 놀아야 한다. 그걸로 평가한다.     


놀이 중간중간 아이가 어떤 단어를 하는지, 문장을 하는지, 발음이 어떤지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성인인 나도 ‘낯선 사람’과 말하는 게 부담스러운데 그 평가서가 얼마나 ‘제대로 된 평가서’인지 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만약 언어치료를 하면

일주일에 두 번,,, 40분 수업+10분 부모상담      


우리처럼 맞벌이라면 누군가는 오직 ‘이 일’에 몰두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부족하다고.     


놀이치료를 해서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도, 도움을 못 받았다는 사람도 서로 의견들이 달랐다.     


나와 남편은 ‘굳이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강했다.     


부모 10분 상담은 ‘아이가 말이 트일 수 있게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법’을 배우는 것이었는데... 

왠지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부터 집중적으로 ‘아이언어’와 관련한 놀이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아이와 10분을 놀아도 집중적으로 ‘해보는 게’ 바로 놀이치료의 중심이기 때문에

나는 각종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 


그리고 아이가 호흡을 잘 할 수 있게 ‘후’하는 연습, 복근을 단련할 수 있게 다리 운동도 해주면서...     


아이가 ‘말’을 할 때 수 천개의 신체구조가 움직이는데... ‘이 동작 자체가 얼마나 어려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윤우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재미있게’ 말로 표현하면서

또 윤우가 얼버무리는 걸 간단하게 문장으로 다시 되짚어줬다.     


“동글동글 동그라미~ 동그라미 찾아볼까?”

“윤우야 ‘우유 달라’고 한 거야?” 

“자동차가 부릉부릉 길을 올라가네”     


윤우가 ‘자신이 못 한다’고 생각해서 주눅 들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했다.      


“윤우야 엄마가 못 알아들어서 미안해... 윤우가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던 거구나”

“윤우가 이렇게 표현해줘서 너무 고마워”     


가르쳐주면서도 아이가 표현할 때마다 ‘칭찬’해줬다.      




41개월 때 윤우는 서서히 문장을 연결하면서 말을 했고

지금 43개월 윤우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지난 우리의 고민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아이 언어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있다면 

‘우리아이는 조금 늦을 뿐’ 정말 자책할 필요가 없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헤집는 게...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얘기다.      


“얘 몇 개월이에요? 말할 때 되지 않았나?”

“말해요~ 필요한 말만 해요”      


놀이터에서 만난 한 분이 이렇게 말을 하는데 정말 비수처럼 꽂혔고

나 또한 ‘톡’ 쏘듯 대답했다.      


그럴 때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또 생각해보면 

TV에 나오는 윤우보다 어린 아이들이 말을 유창하게 하거나...

몇 주 만에 만난 윤우 어린이집 친구들, 동생들이 ‘말 잘하는 것’을 보면 나를 불안하게 했다.     


그러다가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치면 죄인이다...”     


끊임없이 언어자극을 주고 우리아이를 믿고 바라봐 주는 것!     


어쩌면 남들에게는 자연스러웠던 일들이

우리부부에게는 얼마나 아이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소중하고 감동적인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우리아이가 느린 것 같다고 해도 ‘느린 게 아니다’라는 것을 

정말 많은 부모님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아이는 아이대로 성장하고 있다고... 거기에 부모가 도움을 주면 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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