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유치원 때는 안 했던 말들을 하곤 한다.
말꼬리를 잡거나 말대답 또는 버릇없이 말하기 등등.
“아기 때는 안 그랬던 아이가 변했다?!”
변한 건 아니다.
초등학교에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여러 아이가 모여 있는 만큼
그중 거친 언어를 쓰는 친구들도 있기에 ‘이 말이 나쁜지, 옳은지’ 잘 모르고 스며들 듯 배우는 것이다.
아이가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쩌라고’를 입버릇처럼 했다.
“윤우야 목욕해야지.”
“조금만 더 있다가. 어쩌라고.”
“너 왜 자꾸 ‘어쩌라고’를 붙여?”
“엄마 그게 나쁜 말이야?”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욕은 아니지만,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말...
이걸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까?
“음... 윤우야 그건 욕은 아니야. 그런데 상대방이 그 얘기를 듣고 기분 나빠할 수도 있어.”
아이는 이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 실전처럼 아이 앞에서 예를 들면서 해 보기.
부모 눈에 쟤 아무리 컸다고 해도 아이는 아이다. 쉽게 쉽게 설명해야 한다.
“윤우가 ‘엄마 나 배고파. 밥 줘요!’”라고 하는데,
엄마가 “그래서? 어쩌라고?!”하면?
“음... 기분 나쁠 것 같아.”
“그렇지?!”
아이는 더는 ‘어쩌라고’를 붙이지 않았다.
아이들 중에는 ‘센 척’ 하려고 알지도 못하는 욕을 섞거나 손짓으로 욕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 아이가 세상 무해하게 욕을 아예 모르는 걸 바라지는 않지만,
‘이 말은 나쁘다’ ‘나쁜 말은 해서 굳이 좋을 게 없다’라는 생각이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아이가 나쁜 말을 했다고 부모가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우리 아이 누가 이렇게 물들였을까?” “너 요즘 친구 누구랑 놀아?”라고 다그치듯이 묻지 말고,
8살의 눈높이로 맞춰서 얘기를 해줘야 한다.
조금 더 아기 때는 “예쁜 말을 해야지~ 예쁜 입에서 자꾸 못된 말 하면 입이 못나져.”라고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얘기한다.
“윤우야, 앞으로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친구들 중에는 조금 세게 보이고 싶어서 욕하거나 나쁜 말을 하기도 하는데, 진정한 센 건 이 말이 나쁜 말인지 안 좋은 말인지 구별하는 거야. 그리고 다양한 지식이 많은 똑똑한 사람, 이런 사람이 정말 정말 센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