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씀 Jan 04. 2023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

# 가고 싶은 길로 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알려 줄래?" 앨리스가 물었다. 
"어디를 가고 싶은데?" 고양이가 되물었다. 
"어딜 가고 싶은 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앨리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어."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사실,


고양이의 말이 정답이다. 가고 싶은 곳이 없다면 어디로든 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 살아보면 알게 된다. 인생길이란 게 사실 어느 길로 가든 그 끝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가는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지만 않으면 되는 일임을. 


살다가, 길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갈림길이 나타난 것도 아닌데, 잘 가던 길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고, 그런데 왜 바쁜 건지도 모르겠고. 나의 의지로, 가고 싶을 때 가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는 있는 건지 의문이 들고. 마치 고속터미널역 기다란 무빙워크 위에 서서 그냥 떠밀려 가는 느낌이 드는.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한 가지 방법이라곤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를 때보다 하나 이상의 길을 알고 있을 때 고민하고 조언을 구한다. 누가 어떤 길로 갔는지, 지금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누구를 만나야 할지 등등. 그냥 눈 덮인 들판을 가는 거라 생각하자. 내가 어디로 가든 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하자. 애써 누군가 지나간 흔적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다. 묻지 말고 그냥 내가 가고 싶은 길로 나의 길을 만들어 가자.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는 게 낫고,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하는 편이 낫다. 상황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럴 때 나는 무조건 하는 편이다. 경험상,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편이 더 많았기 때문에. 작은 이득보다는 작은 손해를 선택하는 것. 대부분의 경우 큰 이득을 가져오진 않지만 큰 손해를 막아주게 되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딸 그림,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


매거진의 이전글 무관심에 관심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