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킬수 있는 약속
지켜낸 약속들이 쌓여
지키지 못한 약속이 계속 쌓여갈 때 더 이상 나를 믿을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나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합니다.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한 번에 한 걸음씩만 내딛기로 합니다. 작은 약속들이 하나하나 지켜졌을 때 나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셰블리어, '인생반전 연습' 중)
"아 다음부터 약속 꼭 지킬게."
"어쩌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 그것 갖고 그래."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는 거지요. 하지만 '약속'은 미리 어떻게 하기로 정해 놓은 서로 간의 믿음입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이 계속되면 길이 됩니다. 길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이상 이어져야 만들어지지요. 아무리 보잘것없어도 지키지 못한 약속이 계속되면 그의 뒤로 불신의 길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합니다. 특히 나와의 약속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내가 나를 믿을 수 있어야 남도 나를 믿으니까요. 그러므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합니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지키기 어려운 약속도 덜컥했습니다. 약속한 것 그 이상의 것을 해줄 때 사람들이 감동하는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 겁 없이 질주하던 청춘이 아니니까요. 고개 쳐들고 잘 나가던 중년도 아니지요. 지나온 햇빛과 바람의 시간만큼 여물대로 여문 벼처럼 머리를 숙여야 할 때입니다. 세상살이에 익을 대로 익어 몸을 낮추고, 이제는 위가 아니라 아래를 살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졌던 약속의 잣대, 삶에 대한 기준선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겸손의 차원이 아니라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지켜낸 약속들이 쌓여 내 뒤로 믿음의 길이 확연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약속만큼이나 기다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것을 약속하면서, 더 늦지 않게.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이 다가오기를 기다려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