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쁜 인생 살기
어느 때인가는 너무 아름다워서 만져보면, 모두가 조화였다. 또 어느 때인가는, 하염없이 흔들리는 게 이뻐서 만져보면 모두가 생화였다. 조화보다 이뻤다. 이제까지의 내 인생에서 '이쁘다'는 '기쁘다'의 다른 이름이었다. (최승자, '쓸쓸해서 머나먼' 중)
'이쁘다'와 '기쁘다'는 같은 말이 분명하다. 이쁜 걸 보면 나도 모르게 기쁜 얼굴이 되고, 누구에게 이쁨(이쁜 마음) 받으면 기쁨(기쁜 마음)이 솟아나니 말이다. 지난 봄날, 영암 군서마을 산책길에서 서부해당화를 만났다, 이뻤다. 기와담장 위에서 산들거리는 꽃을 발견했을 때, 기뻤다.
"이게 무슨 꽃이야? 왜 이리 이뻐?"
그런 것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가까이 있는 이쁨들을 발견하는 일이다. 주변에 있는 이쁜 것들을 하나하나 찾다 보면 기쁜 하루가 될 것이다. 그렇게 기쁜 하루를 살다 보면 나의 삶도 이뻐지게 될 것이다. 기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행복은 나와 함께 하는 것들의 가치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왜 그렇게 바쁘게 사세요? 소중한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요. 언제요? 나중에요. 나중에 행복하려고 지금의 행복을 희생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다.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받고, 더 많이 인정받는 일은 더 바쁘고 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한다. 바꾸어 말하면 '더 더 더'라는 욕심만 내려놓으면 지금부터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중의 더 큰 행복을 추구하며 바쁨의 늪에 빠져, 오늘 저녁과 이번 주말을 참는다.
바보다. 바쁘면 이쁜 것들도 더 이상 기쁜 것들로 살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다. 큰 행복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다. 눈덩이를 굴리듯 소소한 행복들이 뭉쳐서 큰 행복이 되는 것이다. 소중하고 이쁜 것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쌓여 크고 단단한 그 나중이 되는 것이다. 이제라도 내 곁에 있는 이쁜 것들을 돌보며 기쁜 시간을 쌓아가자.
아, '바쁘다'는 '나쁘다'와 같은 말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