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에서 가장 끔찍한 상황은 공식화되지 않은 책임을 수행해야 될 때이다. 당신은 모든 일을 처리하기 위해 조직에 있는 것이 아니며, 조직 역시 당신에게 그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당신 업무 외적인 일에 자주 나선다면 조직은 그걸 당연시하게 된다. 그만큼 당신이 가치를 발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무언가 당신이 그 일을 함으로써 당신에게 내적이든 외적이든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만 나서라. 우선 당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분류해 보자.
- 당신이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일
- 당신이 하면 좋지만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되는 일
- 당신이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
이 중 세 번째 업무는 머릿속에서 지워라. 제일 우선시해야 할 것은 당연하게 첫 번째 일이다. 바로 이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쓸데없는 일에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이다. 두 번째 업무는 첫 번째에 가까우면서 당신에게 이로운 것을 가려서 취사선택하라. (백지연, '자기 설득 파워' 중)
음,
오래전에 했던 고민을 또다시 복습한다. 첫 번째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기 일 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될까 신경이 쓰이고. 두 번째, 세 번째 일에 집중하다 보면 정작 자신의 일을 놓치게 되고, 그렇다고 첫 번째 일에 대하여 면책되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처세하기 쉽지 않겠지만, 올바른 일의 순서는 첫 번째 일을 끝내고 여유가 있을 때 두 번째, 세 번째 일을 돌아보는 거겠지. 바위에 구멍을 뚫는 물방울은 여러 바위를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한가로이 풍경 속을 거닐다가, 느닷없는 일폭탄을 맞았다.
일 못하는 사람의 조건에는,
다섯 꼭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데드라인을 챙기지 않는다. 둘째, 중간 프로세스를 공유하지 않는다. 셋째, 완벽하게 하면 좀 늦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넷째, 반응(피드백)이 느리다. 그리고 다섯째, 힘들면 잠수 탄다... 음, 인정하기 싫지만 나도 몇 개 해당된다. 그러니 일 못하는 사람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어느 조직이나 존재하는 직원들의 유형. 일 잘하는 이, 일 못하는 이, 그리고 일 안 하는 이. 그래도 일 안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사실,
일 안 하는 사람은 바쁜 사람들 속에 있다. 게으른 사람들은 바쁜 척하면서 자신의 게으름을 감추려 하기 때문이다. 별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려 항상 바쁜 사람. 늘 정신없이 바쁘지만 결과물은 내놓지 않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고 하겠지만 그가 일 잘하는 사람일 확률은 낮다. 바쁜 사람이 열심인 사람은 아니고, 열심인 사람이 반드시 일 잘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런데 나는 왜 바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