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by 완뚜

아파트 뒷편에는 꽤 유명한 오리고기 맛집이 있다. 야심차게 시작한 사장님은 친절하고 동네에서 평도 좋았다. 덕분에 음식도 맛있고 삼층에 카페까지 이용하게되니 놀기에 이만한 곳이 드물다. 물론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리라 더 좋다. 남편과 아들이 특히 좋아해서 자주 가는 단골 맛집이었다. 가끔 밤 동무 삼아 삼층 카페에서 생맥주를 먹으며 창으로 보이는 경치를 즐기는것도 좋았다. 코로나가 세계를 불안으로 몰아넣기 전까지는 그랬었다.


발길을 멈춘지 2년을 훌쩍 넘겼다. 오늘은 코로나 방역 규제가 완화되고 오랜만에 그곳을 찾았다. 식당은 손님들로 붐볐고 활기 차다. 점장은 오랜만에 오셨다며 우리를 반겼고 서비스도 준다. 그동안 손님이 줄어 고생하셨죠라며 안부를 물었더니 많이 힘들었단다. 아들과 조카녀석이 밥도 두그릇씩이나 비우며 진짜 맛있다고 노래를 부른다. 다시 오고 싶다고 좋아한다. 오랜만에 잘 먹는 아들을 보니 좋다. 아빠를 보내고 코로나를 핑계로 들르지 못했던 곳을 이제 조금 무뎌진 아픔을 마주하며 들렀다. 먹는 내내 나는 남편 생각이 났다. 그가 참 좋아했었지 싶어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내친 김에 3층 카페도 들렀다. 이곳에서도 점장이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다. 아들의 최애 카페다. 나름 즐거운척 우리는 웃고 떠들고 이 시간을 사진에 담는다. 제일 좋아하는 쵸코파르페도 시켰고 점장님이 알아서 아들 이름으로 적립도 시켜준다.


나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잠시 물려두고, 최근에 암 진단을 받고 아픈 동생의 걱정도 잠시 접어두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러면 되었다.


동생과 나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는 애써 모른 척 외면하며 웃는다.


세상은 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걸까? 큰 욕심도 부리지 않았던 거 같은데 생각지 못한 걸림돌로 우리를 멈추게 하는 운명은 참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식당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시키고 맛있게 먹으며 깔깔대는 중이다. 이런 작은 행복조차 우리는 감정적인 허용이 되지않았던 터라 외면하고 있었다. 미안했고 그래서 속이 상한다. 감정의 균열도 때로는 숨길 줄 아는 미덕도 가끔 필요한 모양이다. 인생 별거 없는 줄 알았는데 갈수록 어렵고 두렵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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