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은 난도질 당한듯 아리고 숨을 참듯 울음을 애써 참아낸다. 장례식은 언제나 슬프고 정신이 없다.
정신을 차려야한다. 칠남매의 차녀, 약하고 철없는 언니였고 존재감조차 크지 않는 어설픈 차녀인지라 집안 일에 간섭해 본적이 드물다. 다들 어디간 걸까? 느낌으로는 모두 옆에 있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나도 그다지 애타게 그들을 찾지않는다. 찾지않는 것이 아니라 경황이 없다. 슬픔은 목젖까지 올라와 기어이 입으로 쏟아질 것만 같은데 장례는 진행되어야 한다. 그 와중에도 거구의 아버지를 관에 옮기는 일을 걱정중이다. 몇명이 붙어서서 이 일을 처리할 것인가 걱정이다. 장례식장의 음식도 정하고 손님도 맞이한다. 그림처럼 절차가 진행된다. 한번 해 본, 그것도 오래되지 않은 큰일은 척척 진행중이다. 다행인건가? 슬픔은 그때나 별반 차이가 없다. 억울할 것도 서러울 것도 없다. 편안히 가신듯 말간 얼굴이 다행이다. 우리 아빠 참 예쁘다. 하얀 얼굴이 미색 수의와 잘도 어울린다. 목이 터질 것 같다. 기어이 입으로 올라올 모양이다. 처리만, 급한 일만 처리하고 입으로 올라오는 울음을 쏟아내야 겠다. 그런데 다들 어디가고 나만 이렇게 정신없는 거야.
사실은 울고 싶었다. 참다 참다 헉 소리를 지르며 몸을 일으킨다. 멍한 머리를 정리하다가 급하게 인터넷을 연다. 꿈해몽. 길몽이란다. 다행이다.
며칠동안 너무 생생했던 장례식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잠시 들른 친정에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계속 묻는다.
"울었나?"
"아니."
사실 너무 울고 싶었는데 못 울었다.
엄마는 "에이, 글렀다. 울어야 되는데." 섭섭해 하신다.
그런거야?
2년 가까이 울음을 참아 버릇했더니, 내 감정 숨기고 책임감을 앞세웠더니 꿈에서도 참고 있었네.
아까운 거였구나. 그런 거였구나. 울었어야 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