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무에 너무 멀리 있었구나. 세상은 이렇게나 바뀌어 있었는데 나만 몰랐네.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남편덕에 음주가무를 즐기던 나의 일상이 바뀌었더니 그동안 넓은 세상 만큼이나 많은 종류의 주류가 생겨나 있네.
친구들과 들른 막걸리 전문점.
평소 막걸리는 텁텁해서 즐기지 않았다. 막걸리전문점으로 가자는 친구들 말에 호응이 안되네. 즐기지 않는 주류이니 당연한가?
깨끗하고 넓은 실내에 젊은 사람들이 바글하다. 내 선입견으로는 낡은 테이블에 양은 재질의 막걸리 잔이 나오리라 생각했더니 역시 나는 한참 뒤쳐져 혼자 기어오고 있었나보다. 뭔 종류도 그리많은지 막걸리만 수십종. 그중 세종류를 먹어봤다. 맛도 다르고 깔끔하다. 예전 알던 그 막걸리가 아닌데. 이게 정녕 막걸리가 맞나 싶어 작은 눈이 수술 안해도 커지겠다. 오! 달짝지근한 막걸리까지 젊은 아가씨들의 취향저격이겠다. 나 그동안 뭐한거지? 여기가 천국인데. 이제 고삐를 좀 풀어도 되지 않을까?
거나하게 막걸리를 즐기던 친구가 이참에 노래방도 갈까 한다. 당황스럽다. 노래를 참 즐겼는데 10년 넘게 가보지 않았으니 노래도 다 잊어버려 아는게 없다. 곧장 친구가 아는 노래가 없네 한다. 너도 나같구나 싶어 나이가 새삼 서럽다. 아이들 키우고 학교보내느라 이제 짬이 나는데 훌쩍 지난 세월의 변화에 아는게 없네.
천천히 하나씩 다시 알아가야겠다. 음주가무에 대해. 생각만 해도 즐겁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