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의 행복한 데이트시간,
우연히 꺼낸 질문 한가지.
만약에,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당신이 내 기억속에서 속 빠져 사라진다면 당신은 어떨까?'
웃으며 보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던진 한가지의 질문.
그리고 갓 결혼해 마냥 행복한 두사람의 반응.
그것은 질문과 동시에 웃던 입매가 경직되고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는 변화였다. 서로를 애뜻하게 바라보는 저 눈은 진심이다.
이른 잠을 깨우느라 티브이의 예능 프로그램에 반쯤 감긴 눈을 고정하고 있던 나는, 웃던 끝에 울컥 눈물이 쏟았다.
그렇구나 나도 하루밤 만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구나. 지금처럼 끝도 없이 침잠하는 막막함과 슬픈 감정은 현실의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을 잃은 슬픔이었구나.
저들의 눈물은 한창 물오른 사랑에 대한 진심이며 서로에 대한 예의겠구나. 그런거구나.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을 전하는 저들이 참 행복해 보여 나는 또 혼자 티브이와 눈을 맞추며 그렁거리고 있다. 새벽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