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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잡문인 Jul 18. 2019

지구 온난화

  최근 뉴스에서 지구 온난화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주먹 만한 우박이 내리고, 홍수가 나고, 회오리바람이 생겼다고 한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 기후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장마철인데 비가 말랐다. 북극의 빙하는 매년 줄어들고, 지구의 온도는 변하고 있다고 앵커가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우박이 오거나 큰 홍수가 나진 않았지만, 이상 기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 커피 재배 농장에는 피해가 크다. 갑자기 우박이 떨어져 커피나무가 다치고, 돌풍으로 인해 부러지고, 갑자기 내려간 온도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갑자기 상승한 온도로 인해 질병이 발생한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예전에 일했던 카페에서 있었던 일이다. 꾸준히 카페에 방문하는 단골손님이 있었다. 카페 근처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같았다. 매번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시간에 방문했다. 회사원 목걸이를 걸고, 항상 조금 지친 듯한 창백한 얼굴색이었다. 주로 단정해 보이는 베이지색 계열의 슬랙스 바지와 깔끔한 셔츠를 입었고, 그 위로 카디건이나 외투를 툭 하니 걸쳤다. 거기에 푹신해 보이는 슬리퍼를 끌면서 카페에 왔다. 가끔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방문할 때도 있었다.

  손님은 남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카페에 왔기에, 커피를 마시다가 급하게 회사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며, 항상 일회용 컵을 요청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음료를 들고 회사로 간 적이 없었다. 매번 빈 일회용 컵을 반납하고 돌아갔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방문할 때면, 꽤 많은 일회용 컵이 반납되었다.

  붉은 입술 자국이 묻은 냅킨이 꾸깃꾸깃 접혀 있고, 빨대 비닐은 트레이 위로 날려져 있다. 플라스틱 컵 속에는 얼음 몇 개만 남아 있고, 이를 감싸고 있는 홀더는 눅눅해지고 있다. 속에 든 얼음을 버리고, 빨대와 비닐, 냅킨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일회용 컵은 옆에 모아둔다. 괜히 낭비한 기분이 든다.

  일회용 컵이 재활용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예전에 일하는 곳이었는데, 건물 관리자분께서 “일회용 컵은 재활용이 되지 않으니 일반 쓰레기로 버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어째서 재활용이 안 되는 걸까.

  나는 지식과 관심이 부족한 탓에, 일반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되고, 재활용 쓰레기는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디는 재활용되고, 어디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회 전반적으로 아직 쓰레기 처리에 대한 방식이 체계적으로 적립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적립되었지만 올바르게 실행되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쓰레기 처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교육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나도 마찬가지). ‘재활용은 어디로 모여서, 어떻게 처리되고, 이렇게 재활용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표시가 된 일회용품은 꼭 재활용해주세요.’ 같은 이해가 필요하다(이미 중학생 시절에 견학을 가면서 교육을 받은 것 같지만). 어쨌든 이를 위해 개인적인 경각심이 필요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의 경각심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아침 뉴스를 보다가 생각(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한 번은 한 손님이 주문하면서 “빨대는 안 주셔도 괜찮아요.”라고 말한 적 있다. 주문한 음료는 저어서 먹어야 하는데, 스푼이라도 같이 드릴까요?라고 되물으니, 개인용 빨대가 있어서 괜찮다고 했다. 손님은 자리에 앉았고, 정말 가방에서 빨대를 꺼냈다. 알고 보니 휴대/개인용 빨대가 있다고 한다. 씻어서 사용할 수 있는 빨대라고. 그나저나 개인용 빨대라니 너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가요. 게다가 손님의 성실함에도 감탄했습니다.

  얼마 전 잠시 이슈가 되었던 종이 빨대. 이후 한 브랜드가 모든 빨대를 종이 빨대로 변경했다고 들었습니다.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조금… 적응이 안된다고 할까요. 뭔가 잘근잘근 씹히고 종이가 돌돌 말려져서, 음료와 함께 종이를 먹는 기분이 들어 찝찝했습니다만. 뭐, 어쨌든 건강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무튼 흐음, 이런 말 할 입장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회용품 따위로 지구 온난화의 가속을 막을 수 없다고 할지라도, 맛있는 커피를 계속 마실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소소한 일회용품 따위의 사용을 줄이고 성실히 분리수거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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