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할 때,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좋아 한번 잘해보자!’라고 하는 사람과 ‘뭐, 어쩔 수 없지.’라고 하는 사람.
“좋아. 뭐, 이왕 출근했으니, 오늘 하루를 허투루 보낼 수는 없어. 열심히 일하고, 보람차게 퇴근하겠다.”라고 다짐을 한 것 마냥, 행주를 들고 매장 구석구석을 열심히 닦는 사람과,
“아, 뭐. 어쩔 수 없지.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가고, 월급은 들어와. 할 일만 잘하면 돼. 난 할 때는 한다고. 피곤하게 굴지 말자고.”라고 다짐을 한 것 마냥 할 일만 하는 사람이 있다.
두 종류의 태도를 보고, 어떤 직원이 더 훌륭한가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가 더 좋아, 훌륭해. 그런 성실한 태도는 아주 중요한 거야. 사회적으로도 유익하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반대다. 후자의 경우가 더 마음에 든다. 후자의 태도를 가진 직원이 새로 들어오면, 오호라. 괜찮은 사람이 들어온 것 같군. 훌륭해.라고 생각한다(제가 그렇게 일하기 때문은 아닙니다만). 물론 두 경우 모두 자기 몫의 일을 잘 해낸다는 가정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이 말은 모든 사람을 일반화시켜, 이런 태도가 더 훌륭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경험담이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이라는 전제를 두고 하는 이야기.
나는 일하는 태도에 있어서, 성실과 적극성이 바람직하다고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는 적당히 쉬어 주고, 게으름도 피워야 한다. ‘뭐, 출근은 했으니, 어쩔 수 없다. 피곤하네’ 같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너무 열심히 일 할수록, 적극적일수록 금방 지친다. 하루에 생산되는 에너지는 제한적인데, 모든 에너지를 일하면서 소비해버리는 탓에, 피로감도 일찍 오고, 회의감도 금방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 하면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밸런스다. 그래야 남겨둔 에너지로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고, 취미도 즐길 수 있다. 생활이 여유가 있어야 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워라밸이다.
그리고 혼자 끊임없이 일하는 적극적인 태도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무기력함에 빠지고,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기차처럼 풀이 죽어 버리기 쉽다. 의욕도 사라진다. 이렇게 해서 어떤 의미가 있지.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해야 하지.라는 회의감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그만두게 된다.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카페에서 진득하게 일 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게으르게 일하는 쪽이 많은 것 같다.
또 한편으로 적극적인 태도로 마치 내 가게인 것처럼 일하게 되면, 어느새 가게에 정이 붙어서 사사건건 운영에 간섭하게 되고, 불만이 생긴다. 그것이 적당한 선이라면 좋지만, 과하면 좋지 않다. 지나친 주인의식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니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길 원하거나, 적극적인 태도로 성실하게 일하길 바라는 것은 좋지 않다. 결국 나중에는 관리자에게 책임과 독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적당히 게으르게 할 일만 잘 해내면 괜찮아. 같은 생각이 필요하다.
결국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앞선 두 가지 태도 중에서 후자의 경우가 더 잘합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노련함이고, 나쁘게 말하면 뺀질거림입니다만. 에헴.
그런데 말입니다. 어떤 바리스타가 게으르게 일 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며, 카페에 출근해서 일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어슬렁어슬렁 거리는 건 아니겠지요.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일은 성실히 해줘야 합니다. 바쁠 때는 열심히 뛰어다니고, 설거지도 하고, 주문도 친절하게 받고, 커피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입니다.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 라는 선에서 한 이야기였습니다. 에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