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 태양 예찬론자다.
해가 너무 좋아서 전생에 식물이었을까 생각도 해 본 적 있다.
로봇이 서빙을 하고 인공지능이랑 대화도 하는 시대에
보급형 태양 만들기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달나라로 관광을 간다는 기사는 봤어도
태양을 살 수 있다는 기사는 아직 못 본 것을 보면 수요자가 없는 것일까?
쭈굴쭈굴해진 마음에 햇볕만큼 좋은 다리미도 없는데.
해만 있다면 한 여름에 바짝 말린 수건처럼 언제든 보송보송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해가 좋은 것도 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
여름의 나라를 동경하지만 항상 이글이글하는 적도의 나라에는 살고 싶지 않은 것처럼.
어둠 속에서 성냥팔이 소녀처럼 불을 켜 본다.
내가 그려낸 태양 아래에서 가만히 볕을 쬔다.
흐린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괜찮아.
해님이 어디 간 것은 아니니까.
언제나 그랬듯 곧 나와 다시 만나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