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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병중일기

by E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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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니 글이 제일 먼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남들이 감기라기에 나도 감기처럼 한 일주일 약 잘 먹고 잘 쉬면 낫겠거니 했건만

증상 9일 차인 아직까지 어지럽고 약하게 으슬으슬한 몸살기운이 남아있다.

그래도 그림은 뇌를 놓고 손이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이 되어 있어서 어찌어찌 그리겠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이성이 컨트롤해야 하는 글은 도저히 코로나가 해대는 정신 공격을 뚫고 쓸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이제나 저제나 컨디션이 회복되기만을 바라고 있던 중에

속사정도 모르는 야속한 브런치 AI가 2주 동안 글을 안 올렸다고 알림을 보내왔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네네, 덕분에 아파도 하는 운동처럼 있는 힘껏 한 문장을 써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편은 건강할 때도 쓰기 어려웠고 아플 때도 역시나 쓰기 어렵네요.


이게 무슨 글인가, 이런 글이라도 쓰는 게 맞나 그러면서 쓰고 있다.

서운해서 고자질이라도 해야겠다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어찌 됐던 글을 올리게 되었으니

브런치는 계획대로 목적을 달성했고 나는 쓰란다고 쓰는 참으로 단순한 이용자구나 싶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같으면서도 AI에게 진 것 같은 이 기분.


맑은 정신이 몹시도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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