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 Cheeze(치즈)
301호 버스를 아깝게 놓친 아쉬움이 채 식지도 않았는데
다음의
301호 버스가 오고 말았어.
넌 무엇을 위한 아쉬움이었던 거야?
가는길마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어.
왜 이렇게 쉬지 말고 가라고
왜 나는 쉬지 말라고 그러는지
꽤 원망스러워질 시기였었어.
그런데
그게 아니었더라고
마음의 저 멀리 어딘가에서
멀리서 보이는 횡단보도의 신호등,
차들의 신호등을 번갈아 보며
시기를 맞추어 내 발걸음을 조절하고는
'아 뭔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야.' 라고.
어거지로 맞춰나가는
내가 있었어.
스스로 나쁜 징크스라고 했었던
모든 징크스를 지닌채 본 시험은
되려 성적이 오르고.
결국은 마음먹기 달려있다는걸 알면서도
불안감과 무서움은
나를 어둠으로 휩쓸어 가는 것 같았어.
너는 그렇게 나약한 존재였구나. 하고
그런데
결국 넌 견뎌내고 있잖아?
그러니까 넌 지금은
적어도
아주 잠시라도
너가 너에게 하는 따스한 걱정들은
누군가에게 안겨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정도는 해도 괜찮다고
그렇게 생각해.
같은 하늘이라도
조금더 예쁜 하늘을 담아내는 너니까
추운 겨울의 포근함을 좋아하는 너니까.
새벽 안개에 색이 조금 짙어진 길
한적한 골목 괜히 미소 짓게 되네
아무 생각 없이 난 그냥 걸을래요
지나버린 추억은 이제서야 아름다워지네
시원하고 섭섭한 기분 좋은 밤
품고 있던 그대는 이제서야 나를 떠나가네
간절했던 마음에 서글퍼지네
내세울 것 없이 마음만 먼저였던 고집불통인 나도
서투른 표현과 말실수로 범벅이었던 철없었던 나도
조용한 이 길에서 털어버릴래요
지나버린 추억은 이제서야 아름다워지네
시원하고 섭섭한 기분 좋은 밤
품고 있던 그대는 이제서야 나를 떠나가네
간절했던 마음에 서글퍼지네
지나버린 추억은 이제서야 아름다워지네
시원하고 섭섭한 기분 좋은 밤
품고 있던 그대는 이제서야 나를 떠나가네
혼자서 지켜냈던 남은 사랑들까지 이젠 안녕